▲ 송은범은 10일 두산전 4.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사진=한화 이글스)
또 다시 희망만 안겨주는 것일까? 아니면 이번에는 확실하게 달라지는 것일까?
갑작스러운 강추위 속에서 시작된 2016프로야구 시범경기. 10일 대전에서는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결과는 홈런 2방포함 14안타를 터트린 한화가 두산에 12-7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라면 한화 선발 송은범의 호투다.
송은범은 4.1이닝 동안 피안타2개 볼넷1개 탈삼진2개를 기록하며 1실점(자책)으로 호투,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물론 승패는 큰 의미가 없지만 첫 등판임을 감안하면 송은범의 피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확신을 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록상으로는 전혀 흠 잡을 것이 없는 피칭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내용적인 측면을 보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송은범은 이날 5회 1아웃까지 총 59개의 공을 던졌다. 빠른 볼의 최고 구속은 147km 평균 142~144km를 형성하며 구속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제구력에 있어서는 꾸준하지 못했다.
1회, 3회, 5회에는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스트라이크-볼의 비율이 거의 1:1이었다. 1회, 3회, 5회만 놓고 보면 총 42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22개 볼 20개를 기록했다. 반면 2회, 4회는 총 17개의 공을 던지면서 스트라이크 12개 볼 5개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첫 등판, 또한 쌀쌀한 날씨를 감안하면 기복이 나타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시범경기의 내용을 가지고 지나치게 일반화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부활’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만족스러운 피칭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최근 2~3시즌 동안 송은범은 갑자기 좋은 제구력을 보이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시범경기에서도 올 시즌과 비슷한 출발을 했던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015시즌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소화하며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첫 등판부터 과거의 부진 탈출을 기대하게 할 정도의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후 2경기는 불펜으로 등판, 총 3경기 6.1이닝을 소화하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참고로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1자책을 기록) 이때까지만 해도 송은범의 부활은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KIA 시절에 모습은 한화에서도 유효했다.
따라서 송은범에 대한 평가는 시범경기 한, 두 경기로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범경기가 마감됐을 때, 전체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보다 송은범의 부활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 시즌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어쨌든 주변의 평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송은범 스스로가 만족스러운 피칭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한화는 마지막 외국인 선수가 결정되지 않았기에 토종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특히 송은범의 부활은 팀에서 가장 바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과연 송은범은 최근 몇 시즌 동안의 부진을 털고 일어날지 아니면 또 다시 예년처럼 잠시 설레게만 하는 것으로 끝날지 송은범이나 팀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