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IA 타이거즈
시범경기에서 많이 이기고, 많은 안타 혹은 많은 홈런을 기록한다고 해서 정규리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는 본게임을 위한 준비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시범경기라고 해서 무의미하게 보낼 수는 없다. 모든 이들이 결과만으로 평가를 받지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KIA 타이거즈의 타선은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KIA는 8일 예정된 시범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고 9일에서야 시범경기 첫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이날 KIA 타선은 9이닝 동안 단 1안타만을 기록했다. 그 밖에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2개가 전부였다. 시범경기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려가 되는 부분은 연습경기부터 타선의 빈타가 이어졌던 것이다.
베테랑 선수들이나 붙박이 주전 선수의 경우 어차피 4월 혹은 정규시즌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은 없다. 또한 이날 KIA는 1.5군 혹은 2군 선수들이 대거 타선에 포진했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이나 주전 선수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항상 이맘때쯤 되면 눈에 띄는 유망주 혹은 1.5군 선수들이 있다. 대부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은 코칭스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일각에서는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것에 부정적으로 평가를 한다. 그러나 코칭스텝에 눈에 띄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확실하게 어필을 해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시 말해서 KIA의 주력 선수들을 제외하고 유망주 혹은 백업 선수들도 어쨌든 주전이 되기 위해 혹은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눈에 띄는 선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연습경기에서는 김주형이나 박진두가 팀내에서 많은 안타를 기록했을 뿐이다. 물론 다음 경기에서 많은 안타를 치면 되는 것이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면 된다.
그런데 KIA 타선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력 선수들은 그나마 자기 역할을 해주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백업 자원이나 유망주들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은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KIA가 외치는 리빌딩의 방향과 정반대로 흘러가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선수들의 기량도 문제이지만 팀의 타격 시스템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KIA 타격 파트는 박흥식 코치가 담당하고 있다. 이승엽-박병호를 육성한 지도자로 높게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연 KIA에서는 그의 명성이 이어지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팀 타율 꼴찌. 올해도 캠프를 통해 성장한 유망주는 눈에 띄지 않는다. 모든 것은 타격 코치에게 책임전가 할 수 없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KIA의 1.5군 및 유망주들이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다. 이는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그 흔한(?) 오버 페이스를 하는 타자도 없다는 것은 타격 코치에게도 책임도 있고 선수들의 능력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몇 경기 타선이 폭발했을 때, “문제없다.”라고 반박 할 수도 있지만 몇 경기를 놓고 볼 것도 아니고, 9일 시범경기만을 놓고 볼 문제는 아니다. 다만 캠프 연습경기부터 계속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불안요소이자 우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LG는 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방망이가 뜨거웠다. 물론 9일 경기에서는 6안타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KIA와는 매우 상반된 흐름이다. 참고로 LG 역시 젊은 선수의 육성을 선언했고 리빌딩 단계에 있다.
이론적으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쳤던 KIA. 하지만 현재 흐름으로는 올 시즌도 변함이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과연 올해 KIA 타선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