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금요일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1억'이라는 숫자입니다.
주성치가 감독한 중국영화 '미인어'가 중국 현지에서 관람객 1억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개봉 한지 한 달이 채 안 된 이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길래 지금까지 수입만 어림잡아 6천억 원이 훨씬 넘는다고 하지요? 우리 영화는 1년 동안 모두 합치면 약 1억2천만 명 정도 되니까, 이제 조금 있으면 중국 영화 한 편이 우리 전체 영화를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춘절 연휴라는 계절적인 특수가 겹치기는 했지만, 중국 영화 산업의 성장은 무섭습니다. 현재 중국 흥행 수익 상위 1위부터 3위까지 중국 영화입니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쿵푸팬더'는 겨우 4등입니다. 할리우드가 왜 쿵푸 하는 판다를 만들었을까요? 중국 사람들 보고 제발 좀 봐달라고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
연초 이후 중국 흥행 수익은 100% 가까이 늘었고 올해 말쯤이면 미국 시장의 90%까지 따라올 것입니다. 이 추세라면 적어도 물량 기준으로는 세계 영화의 중심은 이제 중국입니다.
우리 수출 벌써 14개월째 내리막입니다.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 잘 팔리면 좋겠지요. 그런데 우리 수출 주력이란 것이 철강, 화학, 기계 같은 소비자들이 직접 사다 쓰는 물건들이 아니고, made in china를 만드는데 쓰임새가 있는 중간재들이라 더 문제 아닙니까? 이런 것은 더 저렴한 중국산이 나오면 교체가 쉽고, 교체도 전격적으로 되죠. 이른바 수출 크레바스가 생기는 것입니다.
혹 우리가 만든 영화가 중국 흥행 수익 1등을 해서 1억 명의 중국사람들을 울고, 웃기게 할 수는 없을까요? 혹 우리가 만든 캐릭터가 중국 사람들을 죽고 못 살게 해서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게 할 수는 없을까요?
요즘 여자분들 두 명만 모이면 '송송 커플' 얘기를 합니다. 얼마 전 시작한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작 '별에서 온 그대'의 시청률을 벌써 제쳤다죠. 저도 한번 봤는데 두 사람의 톡톡 튀는 말투, 특히 현역 군인으로 나오는 남자 주인공들의 '~하지 말입니다. '로 끝나는 군대식 말투가 은근히 옛날 생각나게 하지 말입니다.
중국에서 이 드라마의 동영상 조회 수가 벌써 1억 명을 넘겼다고 합니다. 아직 4회밖에 안 했는데 1억 번 조회가 됐다면, 30회 방영 시 30억 번이 되는 것입니까? 우리나라 영화 산업이 처음 천 만 명을 넘기고 지금처럼 발전한 것이 언제부터인지 아십니까? 바로 IMF 외환 위기 때부터지 말입니다.
경제가 어렵고 위기가 오면 마주 앉아 밥 먹고 술 마시기보다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 말없이 같은 방향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나 봅니다. 중국 사람들도 어쩌면 즐겁고 행복해서 가족들과 손잡고 영화관을 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중국의 경기 부진, 그리고 우리의 콘텐츠 산업, 역발상의 기회이지 말입니다.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 증시라인 11, 평일 오전 11시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