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살해 위협 글 SNS 올린 무슬림 유학생 '추방 위기'

입력 2016-03-04 09:16


도널드 트럼프를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무슬림 유학생이 미국에서 추방 당할 위기에 처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서던 캘리포니아비행학교 '유니버설 에어 아카데미'에서 비행 기술을 배우던 이집트 유학생 에마드 엘사예드(23)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미국 비밀경호국(SS)의 조사를 받았으며, 이민 당국에 구금돼 추방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엘사예드는 지난달 3일 페이스북에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한 트럼프의 발언이 실린 기사를 올린 뒤 "만약 내가 트럼프 후보를 살해한다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를 암살해 종신형을 선고 받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엘사예드는 글을 올린 다음 날, 비행학교 소유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비밀경호국 관계자들에게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샤예드 측 부슈라 변호사는 그의 글은 소셜 미디어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으로 심각한 내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범죄 행위로 엘사예드를 단죄할 수 없다고 판단한 미국 검찰과 이민세관국이 엘사예드의 합법적인 이민 지위를 박탈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변호사는 설명했다.

유니버설 에어 아카데미 소유주인 알렉스 칼리브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 당국 관계자들이 엘사예드의 합법적인 유학 권리를 증명하는 서류를 내게 폐기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유학생의 비자 지원을 포기하면, 이민 당국은 해당 학생을 추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미국 이민세관국에 잡혀간 엘사예드는 여전히 오렌지카운티 구치소에 갇혀 있다. 미국 정부는 엘사예드가 사회의 위험 요소라면서 절대 풀어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엘사예드는 조종사 자격증을 따려고 지난해 9월 학비 4만1천 달러(약 4천983만5천500 원)를 내고 이 학교에 등록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구치소를 벗어나 학비의 일부를 돌려받아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사예드 가족은 아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아 이집트 선거에서 한 번도 투표하지 않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4일 심사에서 추방 명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