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차를 살 때 할부금융을 선택할 경우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에 따라서는 신용등급이 한 등급 낮아져 금융권 대출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신용정보업계의 자체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캐피털사나 카드사의 할부금융을 이용해 신차를 구매하면 신용등급이 평균 0.2등급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신용등급은 신용도에 따라 1~10등급으로 나뉘는데 통상 4등급 이하는 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저축은행이나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금융회사에서 대출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워 주로 대부업체에서 법정 최고금리(현재 연 34.9%)에 달하는 고금리로 돈을 빌려야 한다.
다만 신용도가 0.2등급 하락하더라도 등급 하한선 대비 여유가 있다면 신용등급에 변동이 없어 금리 인상이나 대출한도 축소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신용점수가 등급 하한선에 가까이 있거나 걸쳐 있는 경우 0.2등급의 차이라도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은행연합회 금리비교 공시를 보면 신용도 1~2등급과 3~4등급의 평균 대출금리(일반신용대출 기준)는 0.4~1%포인트 차이가 난다.
극단적인 상황에는 3~4등급을 가까스로 유지하던 대출자가 차 구입 시 할부금융을 선택했다가 신용등급이 추가로 떨어지면 은행 대출을 못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신용기록이 충분히 축적된 할부 이용자의 경우 신용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기존 대출금이 많거나 신용기록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할부금융 이용에 따른 신용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도 있다.
이 같은 신용도 하락 사실은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데다 할부금융을 판매하는 자동차 대리점이나 딜러사들이 관련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할부금융을 권장하기 때문에 멋모르고 당하는 피해자가 다수 생길 수 있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실적(중고차 포함)은 전년보다 14.6% 급증한 11조8천억원에 달한다.
최근 수입차를 중심으로 자동차회사들이 할부금융 연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취급액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계열 캐피털사의 할부금융을 연계해 차량을 판매했을 때 본사로부터 인센티브를 높게 받을 수 있어 할부금융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용정보업계는 신차 할부금융 이용에 따른 신용도 하락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한 신용정보회사 관계자는 "대출을 새로 하면 재무적인 부담을 일으키기 때문에 신용도가 일정 수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신차 할부 이용자는 신용도가 평균적으로 좋은 편이어서 은행 대출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폭이 적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