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희 사장의 '아름다운 퇴장'

입력 2016-03-02 17:18
수정 2016-02-29 16:52
<앵커>
롯데에 인수된 삼성정밀화학이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롯데정밀화학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노조원들이 주주총회를 끝으로 물러나는 성인희 사장을 위해 꽃을 들고 감사를 전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롯데에 인수된 삼성정밀화학, 롯데정밀화학이라는 이름을 달기 전 마지막 주주총회에 노조원들이 들어옵니다.

<인터뷰> 삼성정밀화학 노조
"성인희 사장님, 삼성정밀화학 창조적 파트너십 실천에 감사드립니다."

꽃다발과 감사패까지 준비해 성인희 사장의 사임을 진심으로 아쉬워합니다.

성인희 사장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에 당황하더니 이내 노조원들 한 명 한 명을 안아줍니다.

<인터뷰> 성인희 /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 사장
"세상에 어느 노동조합이 와서 경영자하고 한 몸이 되서 움직이는 노동자들 봤습니까? 또 어느 주총장에 와서 생산과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노동조합 봤습니까? 이게 다른 노동조합과 우리 노동조합의 차이입니다. "

타 회사로 매각이 결정된 삼성 계열사 노조가 경영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은 이례적인 모습입니다.

지난해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 등을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을 때는 성난 노조원들이 주총장 주변을 점거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노조는 주주들에게 생산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말했고, 경영진은 노조에 신뢰를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박인호 삼성정밀화학 노동조합 정책국장
"성인희 사장님께서 삼성정밀화학에 오셔서 그 어려운 과정을 창조적 파트너십이라는 것을 통해서 경영 어려움을 많이 극복하셨구요. 노사관계 문화를 만들어주신 성인희 사장님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저희가 주주총회장에 오게 되었습니다."

삼성정밀화학은 2013년과 2014년 적자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성 사장은 끈끈한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적자에 빠졌던 삼성정밀화학을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습니다.

성 사장은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오성엽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에게 자리를 넘깁니다.

주주총회 이후 삼성정밀화학은 롯데정밀화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글로벌 1위 정밀화학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