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11시간 39분’ 정청래 의원, “다리도 아프고 목도 아팠지만..”

입력 2016-02-28 00:02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700여분간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뒤 모습을 공개했다.

정청래 의원은 27일 공식 SNS를 통해 필리버스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정 의원은 “필리버스터 무사히 잘 마치고 왔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목도 아팠지만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열렬히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글과 함께 정 의원은 지친 표정으로 의자에 머리를 기댄 사진도 첨부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4시 41분부터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테러방지법의 문제를 지적하는 연설을 시작한 뒤 11시간 39분 뒤인 오후 4시 20분에 마쳤다.

지금까지 국내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지난 24일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이 세운 10시간18분이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새로운 기록을 세운 뒤 마무리 발언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만들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부전자전이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비유 삼아 "테러방지법은 of the 국정원, by the 국정원, for the 국정원"이라며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이 유신 질주본능, 유신의 추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 의원이 연설을 마칠 당시 사회를 보던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늘 12시간 가까운 정 의원의 토론을 들으면서 정말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신뢰를 쌓아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의장단을 대신해 사회를 보던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은 오후 3시 정 의원의 발언을 잠시 중단시키고서 "지금 정청래 의원이 금일 4시 41분부터 무제한 토론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10시간 19분을 넘기며 발언하고 있다. 이는 지난 24일 은수미 의원이 기록한 10시간 18분의 최장발언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에 이어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이 이날 오후 4시 21분부터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다. 진선미 의원 다음으로 더민주 최규성, 박혜자, 오제세 국민의 권은희 순으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