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안재홍 "함께 연기하고 싶은 여배우는 레아 세이두"[인터뷰②]

입력 2016-02-26 23:10
수정 2016-02-26 23:12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에서 김성균-라미란의 첫째 아들 김정봉 역을 맡았던 안재홍을 26일 오전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그는 '응팔'이후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영화 '족구왕'으로 이름을 알리더니, '응팔'로 단연 대세에 올랐다. 안재홍은 "인터뷰를 하면서 인기를 많이 실감한다"며 운을 뗐다. '인기가 많아져 불편함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사람 많은 곳도 자주 가고 불편하지 않게 잘 다닌다. 대중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해주는 것 같다. 제 이름을 몰라 정봉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게 더 편하다"며 답했다.

'응팔' 속 정봉이는 흔히 말하는 '덕후'다. 한 번 무언가에 빠지면 몰입한 채 그것만 한다. 배우 안재홍 역시 그런 면에서 정봉이와 닮아 있었다. '정봉이가 되기 위해 준비한 것이 뭐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혹시 굴렁쇠 굴리는 연기를 시키지는 않을까 싶어 굴렁쇠를 직접 샀다. 생각보다 잘 안 굴러가더라. 집 근처 공원에서 열심히 연습했다. 산책하던 강아지들이 특히나 좋아하더라"며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우표 수집을 위해 드라이기 미열에 의지해서 핀셋으로 우표를 떼본 적도 없고, 오락실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지도 않았었다. 정봉이 역할을 맡으면서모두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신났다. 정봉이는 본인만의 세계에 취해 있는 친구다. 정봉이 덕분에 재밌는 취미를 배웠다"며 전했다. 특히나 그는 큐브를 맞추는 장면을 촬영할 때 힘들었다는데. 안재홍은 "큐브는 진짜 못하겠더라. 너무 어려웠다. 원 상태로 돌리려다 더 꼬여서 촬영하기 전에 아예 안 만졌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유독 '응팔'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안재홍은 드라마 속 등장하는 음식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그는 "미술팀이 직접 다 음식을 만들었는데 웬만한 맛집보다 더 맛있었다. 드라마 속에서 나와 류준열의 집은 부유한 집이라 고기반찬도 많았다. 밥 먹는 장면이 있으면 연기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밥을 먹었다"며 전했다. 해당 장면들이 리얼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안재홍은 '응팔'이 성공할 수 있었던 힘을 '공감'이라고 꼽았다. 그는 "88년도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시대다. 물론 지금의 중, 고등학생도 그랬을 거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 모성애, 이웃 간의 정은 보편적인 감정이다. 그런 데서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라며 생각을 전했다.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안재홍은 "레아 세이두와 연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다"며 답했다. 'MAXIM 12월 호 표지모델이었다'는 기자의 답변에 그는 새로운 취미를 찾은 정봉이 마냥 두 눈을 반짝거렸다. 다음에 만나면 꼭 해당 호를 챙겨주기로 약속하며 그로부터 마지막 한마디를 들었다.

"'응답하라 1988'은 종영했기에 이제 추억 속에 있는 드라마가 된다.대중들이 '응팔'을 떠올릴 때 정봉이가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임금님의 사건 수첩'이라는 영화가 차기작이다.이선균 선배님이 임금님을 연기한다.5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데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내내, 본인이 직접 선곡한 곡들을 배경음악으로 깔아주던 섬세한 배우였다. 연기에 대한 열정 또한 뜨거웠고, 겸손했다. 배우 안재홍이 레아 세이두와 같이 작품을 하는 그 날까지,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사진 한국경제TV MAXIM 윤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