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40대 남자배우들의 전성기다. 그중에서도 SBS 드라마 '리멤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천만을 눈에 앞둔 영화 '검사외전'에서도 열연을 펼친 한 배우의 행보가 눈에 띈다. 제대로 된 흥행보증수표다. 무작정 충무로에 뛰어들어 연기를 시작한 한 남자는 이제 대한민국에 없어서는 안 될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리멤버'에서 변호사 박동호 역을 맡은 배우 박성웅을 한국경제TV MAXIM이 25일 오전 서울강남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SBS 드라마 '리멤버'는 과잉기억 증후군을 앓는 변호사가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유승호, 박민영, 박성웅, 남궁민 등이 출연했다. 지난 18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박성웅은 '리멤버'에서 불량 변호사에서 정의 실현을 위해 변하는 박동호 역을 맡았다. 그는 "아쉬워 할 겨를도 없이 다음날 바로 영화 촬영을 했다. 다음 달이나 돼야 허전함을 느낄 것 같다. 아직도 사투리를 해야할 것 같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리멤버'에서 박성웅이 입고 나오는 수트를 감상하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였다. 매회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나왔고, 쉽게 소화할 수 없는 파란색이나 핫핑크 수트를 즐겨 입었다. 박성웅이어서 소화 가능한 옷들이었다. 박성웅은 "스타일리스트들이 '정말 예쁜 옷을 찾아왔다'며 보여준 게 흰 바지에 보라색 수트였다. 처음에는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방송으로 보니까 화면에 잘 나오더라. 지금은 그 옷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베스트로 꼽았다. 또한, "19회에 입었던 오렌지 코트는 마음에 들어 충동 구매했다. 그 옷을 입고 셀카를 찍었는데 정말 예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가끔 정신이 가출하는 날이 오면 그날 즐겨 입겠다"며 덧붙였는데. 드라마 속 무섭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촬영장에서 '후배들이 잘 다가오는 편인가?'란 질문에 박성웅은 "잘 안다가온다. 그래서 내가 먼저 무너진다. 썰렁한 농담도 하는 편이다. 승호는 안 웃긴데도 웃긴 척해준다"며 전했다. 그도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엑스트라부터 시작했던 박성웅은 그 시절 촬영장에서 무시당하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는데. 그래서인지 말을 잘 안 하게 되고 촬영장에서 묵묵히 있었던 그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본인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지금처럼 먼저 다가가기를 시도했다. 박성웅은 "실제로 애교도 많다. 유승호에게 가끔 백허그도 하곤 했다"며 전했다.
그는 인터뷰하면서 '리멤버' 속 박동호를 떠나보내고 있었다. '박동호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그는 "아, 마음에 드는 질문이다. 박동호 너가 생각하는 게 맞으니까 지금처럼 그렇게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위해 싸워달라. 혼자서 한다고 세상이 많이 바뀌진 않겠지만, 바이러스처럼 박동호의 마인드를 펼치길 바란다"며 전했다. 드라마가 끝나기 무섭게 영화 촬영에 몰입한 박성웅, 4월 영화 '해어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사진 한국경제TV MAXIM 윤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