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마일' 류현진, 빠른 구속에도 변화구 못던지는 이유는?

입력 2016-02-24 09:13
수정 2016-02-24 09:45


왼쪽 어깨를 수술하고 나서 순조롭게 재활 중인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왼손 투수 류현진(29)은 현재 정확히 어떤 상태에 있을까.

류현진은 22일(현지시간) 팀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볼파크에서 두 번째 불펜 투구를 했다.

변화구 없이 빠른 볼만 30개를 던진 류현진은 "(어깨 등) 몸 상태가 매우 좋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류현진의 투구를 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23일 "구속이 85마일(시속 136.7㎞)까지 나온 것을 봤다"면서 "불펜 투구 막판 가까이에서 공을 던질 때엔 평상시의 약 90% 힘으로 볼을 강하게 낚아채는 걸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투수보다 류현진이 (훈련 내용에서) 약 2주 정도 처져 있다"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말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실전 복귀가 상당히 빠른 페이스로 이뤄짐을 알 수 있다.

재활 프로그램에 따라 투구 거리를 늘리고 구속도 올리고 있기에 시선은 류현진이 언제쯤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느냐에 쏠린다.

류현진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3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져 빅리그 타자들의 혼을 뺐다.

2013~2014년 2년 연속 시즌 14승을 거둘 때 비장의 카드가 바로 한화 선배 구대성에게서 배운 체인지업과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에게서 힌트를 얻은 슬라이더였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선 류현진의 직구는 큰 무기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는 '필살기'로 손꼽을 만큼 유용한 구종이다.

다만 어깨에 메스를 댄 터라 어깨와 팔꿈치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변화구를 언제 던질 수 있을지는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23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전날 불펜 투구를 마친 뒤 '일상적인 통증'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어깨를 수술한 뒤 그간 공을 던지지 않았을 때 느끼는 평범한 통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언제쯤 류현진에게 변화구를 섞어 던지도록 지시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이 어깨와 손목 등을 활용해 아프지 않고 전력투구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저스 코치진은 물론 앤드루 프리드먼 야구 부문 사장 등은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허구연 위원은 "불펜 마운드에 오르기 전 류현진이 캐치볼과 롱토스를 할 때에 변화구를 시험 삼아 던져 보고 통증 여부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