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이 GS홈쇼핑을 상대로 제기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제안을 철회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털은 이날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한별을 통해 지난달 29일 제기한 주주제안이 무효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이메일 확인서를 GS홈쇼핑에 보냈다.
SC펀더멘털은 지난달 29일 GS홈쇼핑에 '배당금을 두 배 수준으로 늘리고 유통 주식의 10%를 자사주로 매입한 뒤 소각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담은 주주제안 내용증명을 보냈다.
SC펀더멘털이 요구를 철회한 이유는 상법에 따른 주주제안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하려면 의결권이 있는 지분 1% 이상을 6개월 이상 갖고 있어야 한다.
GS홈쇼핑이 SC펀더멘털로부터 넘겨받은 주식 거래 내역서를 보면 주주제안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SC펀더멘털 지분(SC아시안오퍼튜니티펀드·코리아밸류오퍼튜니티펀드 지분 포함)은 1%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GS홈쇼핑은 SC펀더멘털이 처음부터 주주제안 자격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가를 올리기 위해 주주제안 내용을 언론에 유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SC펀더멘털의 주주제안 사실이 알려진 뒤 GS홈쇼핑 주가는 급등했다.
주주제안 직전인 지난달 28일 16만1,500원이었던 주가(종가 기준)는 이날 18만7,900원에 마감해 16.34%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5.72% 하락했다.
SC펀더멘털이 주주제안을 통해 '주가 띄우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SC펀더멘털은 지난해에도 지분 1%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사 모토닉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진행했다.
SC펀더멘털은 당시 "주주제안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모토닉 측의 요청에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목표로 삼은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한 뒤 언론에 알리고, 배당 확대와 감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주가를 띄운 다음 빠져나가는 패턴을 보여왔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SC펀더멘털과 페트라투자자문이 투자 과정에서 부당한 행위를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주주제안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투자를 요구하거나 사전에 의도적으로 GS홈쇼핑을 우량주로 추천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중이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