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로바 갑질, 도마 위…‘하청업체 사장 죽어버리고 싶다’ 하소연

입력 2016-02-22 21:14



에코로바 갑질, 도마 위…‘하청업체 사장 죽어버리고 싶다’ 하소연

에코로바 갑질

에코로바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2580’에서는 의류업체 에코로바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다뤘다. 이날 유건의 조태일 대표는 인터뷰에 나서 “에코로바와 총 42억 원의 계약을 맺었으나 빚더미에 앉았다”며 “죽어버리고 싶다”는 참혹한 심경을 전했다.

앞서 조 대표는 에코로바와 2014년 계약을 맺었다. 에코로바 측은 조 대표에게 무리한 납기 시한을 요구했고 결국 조 사장은 납기를 지키지 못해 계약 금액을 다 줄 수 없다는 클레임 통보를 받았고 위약금을 물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는 에코로바에 납품을 마치고 20억 잔금 결제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러나 에코로바는 이번에는 지퍼 불량이 의심된다며 4800벌을 반품시켰다. 이에 관련해 조 대표는 “2월 말이면 겨울상품이 다 판매가 끝나고 매장에 봄 걸로 간절기 옷으로 바뀌지 않나”라며 “2월 말 다 팔고 나서 또 그거를 반품해가라는 거다”라고 에코로바의 일방적 갑질을 고발했다.

그 후로도 1만 1000여 벌이 줄줄이 반품돼 돌아왔다고 말한 조 대표는 “에코로바가 자체 품질검사까지 거친 멀쩡한 옷까지 잔금 결제를 늦추기 위해 한꺼번에 반품 처리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에코로바의 이 같은 횡포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지퍼 불량을 명목으로 제품을 수선해 오라고 지시하면서, 불량과는 관계없는 제품명 라벨까지 교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조 대표에게 불량품이라며 재고를 넘긴 뒤, 꼬리표를 바꾸는 이른바 ‘택(tag)갈이’를 거쳐 신상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들에게 다시 파는 수법이다.

이에 대해 에코로바 측은 재고 상품의 이름을 바꿔 판 사실은 인정했지만, 대량 반품은 실제로 고객불만이 속출하는 등 불량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반품을 수용한 것은 모두 조 씨가 합의한 거라며, 불량제품으로 손실을 봤다는 명목으로 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에코로바는 지난해에도 하도급 업체에게 대금 지급을 미루고 부당 이익을 챙긴 사실이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나 과징금 5300만 원과 시정 명령 처분을 받았으며, 취재가 시작되자 현재까지 밀린 대금 10억 원 가운데 6억 5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