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67분 폭풍 질주… 토트넘 홋스퍼, FA컵 패배

입력 2016-02-22 14:18
수정 2016-02-22 14:19

선수 평점을 매기는 후스코어드닷컴(WhoScored.com)에 따르면 손흥민은 ‘FW 해리 케인, GK 미셸 보름’과 함께 팀 내 최고 평점 7.1점을 받았다. 후반전 중반 교체로 물러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손흥민의 전반전은 눈부셨다.

앨런 파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가 한국 시각으로 22일 오전 0시 런던에 있는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5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이겨 8강에 올랐다.

원정 팀 크리스탈 팰리스의 미드필더 이청용은 후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에 올라서지는 못해 손흥민과의 맞대결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손흥민은 지난 금요일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피오렌티나와의 원정 경기에 이어 선발로 나와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벤치에서 대기중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대신 세트 피스 전담 키커로 활약하기도 했고 놀라운 드리블 실력으로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의 혼을 쏙 빼놓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후 3분만에 왼쪽 코너킥을 오른발로 처리하여 동료 델레 알리를 빛냈다. 하지만 델레 알리의 다이빙 헤더가 크리스탈 팰리스 미드필더 요한 카바예에게 막히는 바람에 선취골 기회가 날아갔다.

22분에 손흥민의 진가가 더 아름답게 빛났다. 중앙선을 넘어서자마자 공을 받은 손흥민은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질풍 드리블을 선보였다. 특히, 상대 선수 둘(요한 카바예, 스콧 단) 사이를 기막히게 통과하는 손흥민의 유연한 드리블 순간이 압권이었다.

이 순간 손흥민이 과감한 슛을 시도하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체격 조건이 좋은 수비수 델라니가 커버 플레이를 통해 손흥민의 드리블을 멈추게 한 것 때문이었다. 여기서 흐른 공을 동료 델레 알리가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골을 노렸지만 양쪽 골대를 번갈아 때리는 불운이 밀려오는 바람에 허탈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델레 알리가 결정적인 두 차례의 득점 기회를 놓친 뒤 토트넘은 전반전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윌프리드 자하가 위협적인 역습 드리블 이후 정확한 패스를 오른쪽으로 밀어주면서 마틴 켈리의 오른발 결승골을 이끌어낸 것이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토트넘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간판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들여보냈지만 크리스탈 팰리스의 골문을 끝내 열지는 못했다. 전반전에 너무 많이 뛰어 순발력과 판단력이 무뎌진 손흥민은 67분에 나세르 샤들리와 교체되어 나갔다.

이제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26일 오전 5시 5분 피오렌티나(이탈리아)를 안방으로 불러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맞대결을 펼치게 되며 크리스탈 팰리스는 28일 오전 2시 30분 더 호손스로 들어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펼친다.

사진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