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 김동환의 시선

입력 2016-02-22 14:49
수정 2016-02-22 14:46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월요일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브렉시트'란 말입니다.


지난 주말에 열린 유럽연합 EU 정상회의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는 데이비드 캐머런 수상의 배수진에 나머지 국가들이 영국만의 예외 조항을 대부분 받아들이면서 걱정했던 이른바 '브렉시트'는 한고비를 넘게 됐습니다. 물론 6월에 치를 영국의 국민투표가 잔류를 찬성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습니다만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남겠다는 의견이 우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과연 영국이 주장한 예외 조항이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유럽연합 내에서 유로화를 쓰지 않는 나라를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영국은 유럽연합의 일원이지만 유로화를 쓰지 않고 파운드화를 쓰는 나라이죠. 유럽연합은 유로화를 매개로 경제를 통합하고 궁극적으로 정치적으로도 통합하자는 '그랜드 플랜'입니다. 이미 유럽중앙은행이 기능하고 있고 유럽의회도 갖춰져 있죠. 그런데 영국 같은 비중 있는 나라는 물론이고 앞으로 유럽연합 가입국 중에 자국 화폐를 쓰는 나라를 차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유럽 연합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기 위해 유로존의 공동화폐인 유로화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유럽연합은 이번 예외인정을 통해서 통합의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습니다. 화폐의 가치는 모든 국가간 차별성의 근간입니다. 지난여름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움직임을 생각해 보십시오. 누구는 게으른 그리스 사람과 부패한 정부가 나라를 파탄시켜놓고 이제 와 빚을 못 갚겠다고 배짱을 부린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그리스 사람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얘기입니다. 예전 같으면 환율이 높아져 싼 맛에 관광객도 늘고 올리브유도 잘 팔렸을 텐데 그 유로화를 쓴 덕에 경제만 더 어려워 졌다는 원망, 글쎄요. 그냥 지나치기도 어려운 얘기죠?

2차 대전 이후에 같은 전승국이면서도 미국의 원조 없이는 나라를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폐했던 유럽이 자존심을 회복하고 미국의 독주를 막아보고자 통합의 기치를 들었고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통합화폐인 유로의 탄생까지 성공시켰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미국과 유럽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고 유로존 내부에서도 독일 같은 수혜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피해국의 격차만 더 심화시키는 꼴이 됐습니다.

그리스, 포르투갈은 이미 2012년 재정 위기 때 주가를 밑돌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역시 주가가 이미 전 저점 부근까지 와있습니다. 영국도 예외를 주는 데 '우리라고 유로화를 계속 써야 하나?'는 얘기가 나올 법하죠? 핀란드같이 잘 사는 나라들도 벌써부터유로화를 버리자는 여론이 많습니다.

유로화는 올해도 여전히 금융시장에 잠복해 있는 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오는 3월에 돈을 더 풀겠다고 공언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부양책은 어쩔 수 없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중앙은행들이 덮어야 할 일만 추가되는 느낌입니다.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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