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은행,가계대출로 돈벌어 기업대출서 까먹어

입력 2016-02-22 09:40
지난해 우리나라 주요 은행들은 가계 대출 폭증과 연체율 감소로 상당한 재미를 보았음에도 기업 리스크 관리에 실패, 전체 수익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작년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0.49%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5%를 기록, 2008년 이후 처음으로 0.3%대로 떨어졌고 신한은행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0.19%, KEB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최저 수준인 0.26%를 찍었다.

우리은행(0.39%)과 농협은행(0.49%)도 다른 은행들에 비해선 높은 편이지만 자체 기준으로는 2008년 이래 최저를 나타냈다고 한다.

은행들의 가계 연체율이 떨어진 것은 금리 인하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가계가 이자 부담이 줄자 빚을 성실히 갚아나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5대 은행의 분할상환식 10년 만기 이상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14년 12월 연 3.27~3.51% 수준에서 작년 말 연 3.05~3.26% 수준으로 떨어졌고 대출이자 하락과 주택시장 활황에 힘입어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은 2014년 423조 1,683억원에서 작년 462조 9,937억원으로 약 40조원(9.41%) 증가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고, 꼬박꼬박 이자까지 잘 낸 영향으로 5대 은행들은 핵심 이익원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은행권 0.21%p↓)에도 불구, 이자이익 분야에선 선방한 것이다.

5대 주요 은행이 작년에 거둔 이자이익은 21조 9,322억원으로 전년보다 1.4% 주는 데 그쳤다.

이같이 가계 대출 연체율이 줄었음에도 기업 대출 연체율은 5대 은행 대부분에서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올라 전체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협은행의 작년 대기업 연체율은 2014년 대비 1.06%p, 신한은행은 0.55%p 높아져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보다 0.83%p 급락하며 2014년 0.76%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의 대기업 연체율도 1년 만에 0.28%p 반등, 다시 1%대로 올라섰다.

대기업을 포함한 KEB하나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도 전년보다 0.27%p 높아졌는데 이 증가폭은 2008년 이후 최대다.

이같은 기업 부실 여신 확대로 5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눈에 띄게 늘어 2014년 3조4,553억원에서 지난해 3조6,688억원으로 6.18% 증가했다.

실례로 경남기업과 포스코플랜텍 등에 대한 부실 여신으로 신한은행의 전입액은 전년 대비 29.7% 늘었고 STX조선에 발목을 잡힌 농협은행은 무려 214.3% 폭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