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박한이, 흔들리는 삼성을 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16-02-19 15:15
▲ 박한이(사진=삼성 라이온즈)

2010년대 왕조시대를 구축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거듭되는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한창 포스트시즌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 주력 투수들의 도박 스캔들이 터졌다. 그 결과 주력 투수들은 한국시리즈에서 제외됐고 삼성이 꿈꾸던 통합 5연패가 좌절됐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흡수를 준비하면서 주력 선수들도 놓쳤다. 프렌차이즈 스타 박석민은 FA를 통해 팀을 떠났다. 또한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던 내야수 야미이코 나바로와의 재계약이 불발됐다.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바뀜에 따라 막대한 지원은 옛일이 됐다. 또한 최근에는 제일기획의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삼성이 스포츠 운영을 포기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게다가 류중일 감독은 루머라고 밝혔지만 팀내 주력 타자와 투수의 트레이드 추진도 설득력 있게 퍼져 있었다.

다시 말해서 지난 가을부터 삼성에게는 악재의 연속이고 어수선한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분명 투-타의 주력 자원이 상당히 빠져 나감으로 전력이 이전보다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 올 시즌 삼성이 하위권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4년 연속 통합 우승과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만큼 삼성은 저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다만 계속 이어지는 어수선한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기본적으로 어려울수록 선수들이 더욱 뭉쳐야 한다. 또한 선수들이 뭉칠 수 있는 구심점은 베테랑의 몫이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이 역할을 주장 박한이가 감당해야 한다.

박한이는 팀에서 나이 서열로 이승엽에 이은 두 번째다. 최근 각 구단은 최고참이라고 해서 무조건 주장으로 선출되지 않는다. 오히려 최고참에게는 개인 성적을 위해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박한이에게 주장 완장이 채워진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단을 잘 이끌어 달라는 감독의 의중이 담겨 있다. 이승엽이 올 겨울 2년 계약과 함께 현역기간을 2시즌으로 한정한 만큼 박한이는 최적임자다.

장효조-이만수-양준혁 그리고 이승엽등과 비교했을 때 화려함은 매우 떨어진다. 하지만 박한이는 삼성이 배출한 또 한명의 프렌차이즈 스타다. 지난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래 올 해로 삼성에서만 16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21세기 삼성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삼성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고, 현재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기량에 있어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 화려함에서는 떨어질 수 있지만 박한이는 프로 15시즌 동안 무려 14시즌을 100경기 이상 뛰었다. 아쉽게도 지난 시즌 94경기에 출장하면서 15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 통산 1922안타를 기록해 큰 부상이 없다면 올 시즌 2000안타 달성이 확실시 된다.

2016시즌은 박한이에게 의미가 있는 시즌이다. 개인 기록 달성도 달려 있지만 그보다 프로 데뷔 후 팀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혹자들은 삼성을 향해 “이빨 빠진 사자”라고 하기도 한다. 박한이 혼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팀의 주장으로써 맏형으로써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서 삼성의 2016시즌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