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기 불황으로 기업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입니다.
대규모 감원이나 사옥 매각은 말할 것 없고 수익을 내는 알짜 계열사라 해도 매각을 추진하는 분위기인데요.
그러나 이같은 구조조정이 자칫 우수 인재나 우량 사업의 유출 등 부작용이 뒤따를 거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삼성 계열의 광고회사, 제일기획의 부속 건물입니다.
투자재원 마련을 이유로 제일기획은 이 건물을 256억 원에 삼성물산에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심지어 제일기획은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매각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국내 일등, 토종 광고회사라는 간판에도 불구하고 삼성 내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외국 회사로 넘어갈 처지에 놓인 겁니다.
해운업 불황으로 경영난이 심각한 현대그룹의 처지는 더 처량합니다.
당장 유동성 마련을 위해 알짜 계열사라 할 수 있는 현대증권은 물론
벌크 전용선 사업과 부산 신항만 터미널 지분도 시장에 내놨습니다.
대규모 감원 바람도 곳곳에서 불고 있습니다.
4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낸 포스코는 최근 임원을 110명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임원 10명 가운데 3명이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됐습니다.
지난해 3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보며 7백명 넘는 인력을 집에 보냈던 삼성물산도
최근 또 다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입니다.
기업들은 이같은 구조조정이 당장 불황을 이겨내고자 내놓은 고육지책이라고 하지만
자칫 우수 인재나 우량 계열사의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