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7일) 원·달러 환율이 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줄면서 달러 강세와 함께 금값이 고공행진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원·달러 환율은 어제(17일) 하루에만 10.5원 상승하며 단숨에 1,227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함께 1,220원을 돌파하더니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해 결국 1,227.1원에 거래를 마치며 5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대내적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습니다.
2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지지하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미국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 이어져온 추세지만 최근의 환율 급등세는 시장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게 더 설득력있습니다 .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을 늦추겠다는 신호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데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엔화가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인 것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도 올해 들어서만 두자릿수 이상의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안전자산인 기축통화의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것도 오히려 시장에서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원화 약세가 단순히 불안심리의 확산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자본 유출의 신호탄인지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달들어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이 3조원 이상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외국 자본 유출이 원화 약세를 불러오고 원화 약세가 외국인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다시 자본 유출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