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피' 서범석 "아이돌이 뮤지컬에 뛰어드는 것 대환영"

입력 2016-02-12 13:32
수정 2016-02-12 13:33


뮤지컬, 드라마, 영화, 연극 네 분야에서 모두 활약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서범석은 네 분야를 모두 접수, 장르를 뛰어넘으며 본인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뮤지컬계 안성기'로 통하는 그는 요즘 뮤지컬 '오케피'에서 '오보에 연주자' 역을 맡아 공연을 하고 있다. 서범석을 한국경제TV MAXIM이 최근 서울 LG아트센터'오케피' 대기실에서 만나봤다.

'오케피'는 뮤지컬 오케스트라피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뮤지컬이다. 화려한 무대 위와는 상반되는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피트. 황정민이 5년 간 공을 들여 무대에 올린 '오케피'는 유쾌하면서 눈물을 쏙 빼놓는 뮤지컬이다. 서범석이 극 중 연주하는 오보에는 다른 악기에 비해 습도나 온도에 영향을 덜 받는다. 또한, 오케스트라피트에서 조율할 때 중심이 된다. 그런 악기의 특성을 캐릭터에 잘 녹여냈다. 오케피 연주자는 오케피에서 벌어지는 어떤 상황에도 영향을 잘 받지 않고, 본인이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한다. 또한 작품 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서범석은 "내 실제 성격은 오보에 연주자와 다르다. 침착하고 큰일에 연연해하지 않는 캐릭터인데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일을 하는 걸 즐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보다는 같이 더불어 하는 일을 즐기는 편이다"며 극 중 캐릭터와 실제 서범석과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오케피'에서 배우들은 악기를 전문가 못지 않게 다룬다. 그래서 '오케피'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실제 반주를 배우들이 하는게 아니냐'는 의문이 많이 제기됐었다. 서범석은 "배우들이 연주를 직접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연주에 주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연기에 더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이 봤을때 '진짜 연주하는 건가?'하는 정도로 싱크를 맞춘다"며 악기 연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배우들 모두 악기 다루는 법을 좀 배웠다는데. 관객들을 속일 적도로 완벽한 연기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서범석과 황정민은 연예계 알려진 절친이다. 서범석이 '오케피'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황정민 때문. 그는 "황정민이 하자고 해서 대본도 안보고 어떤 역할인지도 모른채 흔쾌히 승락했다. 황정민이 '너가 굉장히 중요한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하길래 고민도 안했다"며 뮤지컬 '오케피'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황정민은 연출자로서의 눈도 탁월했다. 오보에 연주자는 서범석이 딱이었고, 특히 그가 부르는 넘버는 가히 최고였다. 극 중 오보에 연주자가 20년 만에 헤어진 딸과 만나는 장면을 담은 넘버를 부르는 데 감정을 참는 듯, 터뜨리는 듯하며 들려주는 서범석의 노래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명성황후', '지킬 앤 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두 도시 이야기' 등 많은 뮤지컬에 출연했던 서범석. 그는 그동안 많은 아이돌들과 뮤지컬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최근 뮤지컬계에 많은 아이돌들이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이돌 친구들과 몇 번 공연을 해봤다. 그들이 소속사에서 여태껏 받아온 훈련들을 보면 지금 대한민국 뮤지컬 학과나 전문적 뮤지컬 학원 학생들보다 더 월등한 시스템으로 트레이닝을 받더라. 데뷔 못하면 아웃되니까 죽기 살기로 한다. 같이 뮤지컬을 했던 준수, 규현, 예성이 등 정말 다 잘하는 배우다. 지금 뮤지컬 시장이 커진 건 그 친구들이 기여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들이 성실하게 잘하는 모습만 보여줘서 그런지 아이돌이 뮤지컬 시장에 뛰어드는 게 좋다"며 본인의 생각을 드러냈다. 역시 뮤지컬계 대선배다운 발상이었다.

이번 '오케피'를 선택한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가 오보에 연주자를 연기해줘서 관객들의 눈과 귀가 즐겁다. "'오케피'는 오케스트라피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뮤지컬이지만 이런 일들이 우리 일상에서도 일어난다. 공연을 보시는 분도 자기 자신을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다. 올 겨울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싶다면 이 공연을 추천한다. 나도 이 작품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