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가설 ‘중력파’ 확인됐다…블랙홀·빅뱅의 비밀 풀리나

입력 2016-02-12 01:40


아인슈타인 가설 ‘중력파’ 확인됐다…블랙홀·빅뱅의 비밀 풀리나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을 중심으로 한 과학자들이 12일(현지시간 11일) 중력파 직접 탐지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는 11일 워싱턴 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로 블랙홀이나 중성자성과 같이 질량이 큰 물체들 주변에서 형성돼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믿어지는 ‘중력파’의 존재를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과학사상 처음이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이론으로 예측한 바를 입증한 이 발견은 우주 탄생을 이해하는데 큰 구멍을 메워 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학 발견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라이고 연구팀은 1차 관측을 시작한 작년 9월 12일부터 약 16일간 가동 기간 중에 수집한 데이터로 이를 발견했다.

이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오차 감안한 범위 32∼41배)와 29배(오차 감안한 범위 25∼33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오차 감안한 범위 7억5천∼19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 관측의 통계적 신뢰도는 5.1 시그마(σ) 이상으로, 잡음에 의해 우연히 이런 가짜 신호가 잡힐 확률은 500만분의 1 이하에 해당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관측된 중력파의 진동수 범위는 30∼150 헤르츠(Hz)이며, 최대 진폭은 10의 21거듭제곱분의 1이었다.

이는 중력파로 인한 시공간의 변화로 1광년의 길이에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극히 미세한 변화가 생기는 데 해당한다.

이번 발견은 ▲최초의 중력파 직접 검출 ▲ 최초의 블랙홀 쌍성 관측 ▲ 중력파를 이용한 천체 탐구의 시작 등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있는 블랙홀, 초신성, 빅뱅(대폭발)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은 가시광선을 포함한 전자기파를 주로 이용해 우주를 관측해왔지만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지구까지 오는 과정에서 애초의 정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앞으로 중력파를 이용해 더 풍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중력파 천문학이 새롭게 문을 열게 됐다"며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 가설 ‘중력파’ 확인됐다…블랙홀·빅뱅의 비밀 풀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