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기적의 시간:로스타임'이 신선한 재미와 감동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KBS 2TV 설 특집 '기적의 시간:로스타임'(극본 이정선, 연출 김진환, 제작 리버픽쳐스, (주)헥사곤 미디어)이 비장하면서도 다소 무거운 소재인 죽음에 기발하고 발칙한 상상력을 접목시켜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깊은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기며 삶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특히 축구경기의 로스타임과 인생이 결합된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축구 심판진의 등장과 해설진들의 생중계라는 기발한 포맷으로 기존의 드라마 형식을 완전히 깨뜨린 신개념 예능형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소재고갈로 허덕이는 방송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어제 방송된 1화에서는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그 트라우마로 12년간 방 안에 갇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가 된 윤달수(봉태규 분)는 동생 달희(손담비 분)가 챙겨준 떡을 먹다 목에 걸려 사망했고, '로스타임'을 부여 받았다. 처음 12시간으로 시작된 '로스타임'은 12일, 12주, 12개월로 늘어나지만 달수는 이전의 12년동안 그래왔듯이 방안에서 의미 없는 삶을 지속하였다.
한편, 달희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오빠 걱정으로 결혼을 주저했고 이를 알게 된 달수는 홀로 남게 될 동생 생각에 안타까워했다. 고민 끝에 12년만에 처음으로 휴대폰 문자를 통해 달희에게 "9개월 안으로 결혼해라"라고 말을 건넸다.
달희의 결혼식 날 달수는 죽음을 준비했지만 '로스타임'은 12년이 되었고 또 다시 달희의 짐이 될 자신의 모습에 참담해한다. 이때 달희가 달수에게 휴대폰 문자로 "오빠는 여동생을 항상 지켜야 한다"는 아빠의 말을 상기시켰고, 달수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달희의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달수가 은둔형 외톨이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온 것.
극에 현실감과 현장감을 부여하는 저승 해설진 김성주, 정성호 콤비, 예능을 방불케 하는 개그감과 인간미로 무장한 심판진, 그리고 죽고 나서야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 주인공과 여동생의 반전 가득한 이야기는 시청자를 쉴새 없이 웃고 울게 만들었다.
축구와 인생의 공통점은 언젠가 '휘슬'이 울리며 끝이 난다는 것. 하지만 축구에는 정해진 시간이 끝난 뒤에도 '로스타임'이 존재해 얼마든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기적의 시간:로스타임'은 눈물겨운 가족애를 통해 따뜻하고도 유쾌한 휴머니즘을 전달,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 세대를 불문하는 화두로 이야기 꽃을 피우게 만들었다.
KBS 2TV 설 특집 2부작 '기적의 시간:로스타임' 2화는 다음주인 17일 저녁 8시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