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검험인증그룹코리아컴퍼니 백미라 인증본부장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실적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해 29억만 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액이 45%라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미 많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고 새롭게 가세하는 곳들이 줄을 잇고 있다. 너도나도 중국을 향해 나아가다보니 사건·사고가 숱하게 벌어지고 피해 사례는 끊이지 않는다.
중국검험인증(CCIC)그룹코리아컴퍼니 백미라 인증본부장은 중국시장 진출 및 공략을 위한 제 1의 조건으로 '정확한 정보'를 꼽는다. 출처불명의 소문이나 왜곡된 정보에 현혹돼 일을 망치는 사례를 제법 봐왔다는 것이다.
"화장품 회사들을 만나보면 위생허가와 관련해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 라인을 잡았다는 곳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누가 봐도 중국 쪽 에이전시의 거짓말내지 사기지만 의외로 여기에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언컨대 시진핑 라인은 없으며 그 어떤 라인이든 중국 당국의 허가절차를 속성으로 건너뛸 방법 또한 없습니다."
CCIC는 중국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AQSIQ), 중국인증인가위원회(CNCA), 중국합격평정인가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중국 내 최대 인증·검사·시험기관이다. 중국이 혹은 중국으로 수출·수입되는 상품에 관한한 최다 범위의 인증 발행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만큼 공신력과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사실상의 국유기관으로서 중국 정부의 무역·통상 정책 결정 및 집행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게 백미라 본부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중국에 관한한 CCIC만큼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없으며 이는 한국의 정부 부처들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란 것이다.
CCIC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가 있고 34개국에 지사를, 전 세계 300여 곳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CCIC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2004년 지사가 설립됐다. CCIC코리아 또한 중국 수출입과 관련해 국내 기업 및 기관의 교육과 컨설팅, 상품 검사 및 심사 테스트, 인허가 절차 지원 등 광범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내 판로 개척과 바이어 매칭, 제품 패키지 기획과 같은 영업·마케팅 지원까지 병행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품목별로 보면 화장품은 CCIC코리아의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빠르게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도, 일본도 제치고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규모 2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하지만 이는 공식 집계일 뿐 공식·비공식 경로의 수출 제품을 모두 합산하면 한국이 프랑스도 앞선 1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백 본부장은 중국 내 'K-뷰티'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갈수록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방향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로컬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중국인들의 화장품 구매·선택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인식은 이를 못 쫓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허황된 정보에 자꾸만 속고 장기적인 비전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조급함'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의 화장품 기술과 트렌디함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중국에서도 더 오랜 기간 'K-뷰티' 열풍을 지속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한층 세심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화장품에 붙이는 중문 라벨 하나에도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과 취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백 본부장은 향후 중국 시장 개척의 돌파구로 영유아 화장품 부문과 메이크업 분야를 눈여겨 볼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