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엉터리 폭발물 용의자, 알고보니 무직의 30대 애아빠

입력 2016-02-04 19:00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용의자는 갓 태어난 아이를 둔 아버지로, 대학원까지 졸업하고도 현재까지 직업을 갖지 못한 상태다.

인천공항경찰대는 4일 브리핑을 갖고 용의자 A 씨(36)는 1차 조사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취업이 안돼 돈 벌이가 막막한 상태로 사회에 불만을 품게 됐다”며 “자택에서 부탄가스 등을 이용해 폭발물 의심 물체를 만들었고 이를 공항 화장실에 설치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전날 오후 11시 30분께 서울 구로구 주거지에서 A 씨를 폭발성물건파열 예비음모 및 특수협박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36분께 인천공항 1층 남자화장실 좌변기 주변에 협박성 내용의 메모지와 폭발 의심 물품 등을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해당 물품을 설치한 뒤 2분여 만에 공항을 빠져나와 자택이 있는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평소 영화에서 본 것을 토대로 폭발물 의심 물체를 제조했다”며 “폭발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대학원을 졸업한 음악 전공자로 몇 년전 결혼해 갓 태어난 자녀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인 그는 현재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태이며, 전과는 없다.

앞서 공항 폭발물처리반(EOD)과 경찰특공대는 지난달 29일 오후 여객터미널 1층 남자화장실 내부를 정밀 수색해 대변기 위에 가로 25㎝, 세로 30㎝, 높이 4㎝ 크기의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외부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 생수병 1개 등이 테이프로 감겨있었으며, 내부에는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 등이 있었다. 또 브로컬리, 양배추, 바나나껍질 등과 A5용지 크기로 인쇄된 메모지 1장도 발견됐다.

해당 메모지에는 아랍어로 “이것이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알라가 알라를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자세한 경위와 테러 단체 연관성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