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시간:로스타임' 황당한 심판복장?… 수상한 '저승사자'

입력 2016-02-02 19:12
▲사진 = KBS한겨울 도심 한복판에 축구 심판들이 나타난 기상천외한 장면이 포착돼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는 10일 방송되는 KBS 2TV 설 특집 예능드라마 '기적의 시간:로스타임' (극본 이정선, 연출 김진환, 제작 리버픽쳐스, (주)헥사곤 미디어) 제작진은 2일 극중 주인공의 인생에 추가시간인 '로스타임'을 부여하는 축구 심판들의 황당하면서도 안쓰러운 촬영 현장사진을 공개해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축구 심판 복장을 한 배우들의 코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들이 담겨있다. 강추위에 코 끝까지 빨개진 주심의 카리스마 넘치는 옐로카드 경고 포즈는 너무나 진지해서 거꾸로 웃음이 나올 정도. 깃발을 들고 고심하는 부심의 장난기 어린 표정과 추가시간이 표시된 LED 전광판이 무거워 숫제 머리에 이고 다니는 막내심판의 독특한 포즈는 극중 심판진들의 유쾌하고 기상천외한 활약상을 예고하는 듯 하다.

'기적의 시간:로스타임'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기적적으로 인생의 마지막 추가시간을 부여 받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톤으로 그린 작품.

이들 심판들은 극중에서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들에게 나타나 인생의 추가시간을 부여하는 '저승사자'격인 인물들로 인생을 축구에 비유한 작품의 콘셉트답게 검은 옷에 갓 쓰고 분칠한 고리타분한 모습이 아닌 축구 심판진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어 비쥬얼 그 자체만으로도 코믹함을 자아낸다.

신개념 저승사자인 심판 4인방 역할은 연기파 연극배우 출신 군단들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주심을 맡은 한성식, 부심역의 최재섭과 육동일 그리고 인턴급 저승사자인 막내심판 역의 이준석은 말을 할 수 없는 저승의 규칙 탓에 손짓, 발짓으로 대화하며 어설픈 설정의 고난도 마임연기로 보는 내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유쾌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처럼 전문 연극배우 군단으로 이뤄진 심판들 가운데는 낯익은 얼굴도 눈에 띈다. 바로 과거 국민드라마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한지붕 세가족'에서 귀염둥이 아역 '만수'역을 맡았던 배우 육동일이 그 주인공. 육동일은 극중 소녀감성을 지닌 마음 약한 부심 역할로 KBS 2TV '복희누나'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반가운 얼굴을 비춘다.

이날 촬영은 하필 체감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져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로 기록된 지난 1월 19일 거리 곳곳을 뛰어다니며 진행됐다. 축구 심판진 콘셉트의 저승사자 역할 탓에 살을 에는듯한 엄동설한 속에서도 반바지에 얇은 상의만 챙겨 입을 수 밖에 없었던 배우들은 추워도 애써 괜찮은 척 최대한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해야만 했다는 웃픈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주연을 맡은 임지규는 '컷'소리가 나면 휴대용 난로를 들고 달려가 선배와 동료배우들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며 일일 매니저를 자청했다는 훈훈한 후문이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로스타임'의 숨겨진 주인공은 바로 심판들"이라며 "주인공은 한 회에만 등장하지만 심판들은 2회에 연속해서 출연하며 대사 한 줄 없이 표정과 몸짓만으로 '죽음'이라는 최악의 뉴스를 아이러니하게도 유쾌한 웃음으로 전하는 프로 웃음유발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적의 시간: 로스타임'은 축구경기의 로스타임과 우리네 인생이 결합된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축구 심판진의 등장과 해설진들의 생중계라는 기발한 포맷이 더해져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예정이다.

KBS 2TV 설 특집 2부작 '기적의 시간:로스타임' 1화는 오는 설 연휴인 10일 밤 11시 10분에, 2화는 17일(수)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