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이슈] '있어빌리티'가 낳은 아리랑TV 방석호 사장의 사임

입력 2016-02-02 11:26
수정 2016-02-02 11:27
하룻밤 새에 한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방석호(59)는 국제방송교류재단의 사장이다. 동시에 재외동포는 물론 외국인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아리랑 TV의 사장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사장직을 두고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유가 뭘까?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일정에 맞춰 그는 출장을 나갔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그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대동했다. 이 출장에서 하루 렌트비만 100만 원에 달하는 고급 차량을 이용하고 뉴욕 캐비어 전문점에서 113만 원,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했다. 문제는 이 모두를 법인카드로 계산했다는 것. 참고로 아리랑TV는 민영방송사가 아니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사다.

방 사장의 딸은 아버지의 공직 윤리 기강 해이를 꾸짖고 싶었던 건지 당시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아빠 출장 따라오는 민폐딸’이라는 해시태그를 걸었다. 이 때문에 "대통령 공식 일정 때문에 가족여행은 불가능했다"는 방 사장의 해명이 거짓이었음이 탄로난 것은 물론이다.



지난 1일 밤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있어 보이는 능력'이라는 뜻의 신조어 '있어빌리티'를 설명하면서 방 사장 딸의 사례를 인용했다. 내심 SNS 친구들의 부러움 섞인 반응을 기대했겠지만 이는 전 국민적 비판으로 이어졌다.

방 사장의 문제는 호화 출장으로 그치지 않았다. 방 사장이 집 근처 고급 식당에서 1,200만 원 가량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추가로 확인됐다. 집 근처 빵집 두 곳에서 발생한 지출 내역 64만 원과 21만 원은 당시 한 통신사 부사장과의 영업활동비로 보고됐다. 하지만 당시 이 통신사 부사장은 퇴직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방 사장이 초능력자가 아니고서는 물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미팅 내역이 발견됐다. 한마디로 허위 내역이었던 것이다.

방 사장은 영업 활동 및 업무 추진비로 지난해에만 3,236만 원을 사용했다. 아리랑TV 역대 사장들 중 가장 큰 씀씀이였다. 개국 19주년을 맞는 아리랑TV의 경삿날(2월 3일)이 방 사장 한 개인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얼룩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