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처음으로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

입력 2016-01-28 17:24


"수십년 투자인생에서 벤처기업 투자는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라는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처음으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주로 주식, 채권, 원자재에 투자하는 짐 로저스는 "벤처기업 투자는 선호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판단했다"며 최근 한국 기업 '일리머스'에 투자한 사실을 전했다. 투자금액은 3,000~4,000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짐 로저스는 "이제 갓 경영을 시작한 스타트업에 과도한 투자는 오히려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어 소액만 우선 투자하는 '토큰 쿠자' 철학을 지키고 있어 투자금이 적지만 회사가 성장하면 투자금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인을 통해 일리머스를 알게 된 로저스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 회사를 방문한 바 있다. 이후 일리머스의 창업자인 권규석 부사장은 로저스 회장의 자택이 있는 싱가포르까지 찾아가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을 약속하며 "세계적 대가의 투자를 꼭 받고 싶다"고 설득했고, 결국 투자가 성사됐다.

로저스 회장은 "벤처기업에 투자는 선호하지 않지만 창업자가 직접 자택까지 찾아오는 정성에 감동했다"면서 "또 사업 전략이 스마트하다고 느껴졌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국 화장품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강점이 많고,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좋아 일리머스의 미래는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로저스의 투자를 받게 된 일리머스는 2013년 자신의 탈모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권 부사장이 세운 기업으로 탈모샴푸 닥터포헤어를 개발해 낸 젊은 기업이다. 닥터포헤어 탈모샴푸는 식약처의 의약외품 인증을 받을 만큼 탈모효과는 높이면서도 부드러운 머릿결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2014년 말부터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약 350만개 판매기록을 세우며 지난해 매출 120억 원(순이익 20억 원)을 올렸다.

권 부사장은 "아직도 로저스 회장의 투자가 믿기지 않는다"며 "로저스 회장이 '통일 이후 사업계획도 세우며 꿈을 크게 가지라'는 조언을 한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로저스 회장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