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카타르 침몰시킨 신태용호,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입력 2016-01-27 10:01
수정 2016-01-27 10:04
▲사진 = 아시아축구연맹(AFC)
축구는 역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약 3시간 전에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 추가 시간에 터진 극장골에 힘입어 먼저 결승전에 오르며 리우행 티켓을 가장 먼저 얻은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신태용호도 89분에 극장골과 추가 시간 쐐기골까지 만들어내며 드라마를 썼다. 세계 축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8회 연속 진출의 위업을 이루기까지 했으니 말문이 막히는 순간들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7일 오전 1시 30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카타르와의 준결승전에서 3-1로 이기고 일본과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세 장의 본선 티켓 중에서 두 장을 나눠가졌다.

전반전에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윙백 이슬찬과 수비수 연제민을 중심으로 카타르의 위력적인 역습을 차단한 신태용호는 후반전 시작 후 조금씩 포메이션을 4-2-3-1로 돌리며 전술적인 유연함을 자랑했다.

그 중심에 중앙 미드필더 황기욱이 있었다. 후반전 시작 후 3분만에 황기욱의 발끝에서 뻗어간 역습 패스는 류승우를 빛내며 귀중한 선취골로 연결되었다. 이전 경기까지 박용우가 묵묵히 해낸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비교적 훌륭하게 해낸 것이다.

79분에 알 키디르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카타르 골잡이 아흐메드 알라엘딘이 발리슛을 성공시켜 1-1로 균형을 이뤘지만 우리 선수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80분에 바꿔 들어온 황희찬과 문창진 등 빠른 드리블러가 있었기에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89분에 믿기 힘든 결승골을 터뜨렸다. 황희찬-김현-이슬찬-권창훈으로 이어진 패스의 흐름이 완벽했던 명장면이었다. 그 중 누구 하나라도 이기적인 마음을 품고 자신이 끝내야한다며 슛 욕심을 앞세웠다면 결코 뜻을 이룰 수 없는 것이었다.

황희찬은 후반전 추가 시간도 거의 다 끝나는 95분에 기막힌 역습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상대 선수 네 명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그리고는 마지막 패스를 문창진에게 정확하게 이어줬다. 그 덕분에 문창진의 왼발 쐐기골이 더 빛나는 순간이었다. 완승의 조건이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이제 신태용호는 오는 30일(토) 오후 11시 45분에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후회없는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모두 빠른 역습 전술을 펼치는 상대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박진감 넘치는 한일전 맞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예선[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 결과(27일 오전 1시 30분, 카타르 도하)

★ 한국 3-1 카타르 [득점 : 류승우(48분,도움-황기욱), 권창훈(89분,도움-이슬찬), 문창진(90+5분,도움-황희찬) / 아흐메드 알라엘딘(79분,도움-알 키디르)]

◎ 한국 선수들
FW : 류승우(80분↔황희찬), 김현(90+4분↔정승현), 권창훈
MF : 심상민, 이창민, 황기욱(60분↔문창진), 이슬찬
DF : 송주훈, 박용우, 연제민
GK : 김동준
- 경고 : 이슬찬(17분), 연제민(43분), 아심 마디보(44분), 알리 아사드(66분)

◇ 3,4위전 및 결승전 일정
☆ 3,4위전(이라크 vs 카타르) : 1월 29일(금) 오후 11시 45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 결승전(한국 vs 일본) : 1월 30일(토) 오후 11시 45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