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아시아축구연맹(AFC)
또 하나의 극장골이 터졌다. 올림픽 본선 티켓까지 달려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선수들이나 팬들 입장에서 이 순간은 더욱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본은 23년 전에 형들이 눈물을 흘렸던 바로 그 도하에서 아우들이 기적을 이뤘다.
데구라모리 마코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 남자축구 올림픽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후 10시 30분 카타르 도하에 있는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AFC U-23 챔피언십]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종료 직전에 터진 미드필더 하라카와 리키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선취골은 26분에 일본의 역습으로 만들어졌다. 골잡이 스즈키 무사시가 절묘하게 빠져들어가며 왼발로 낮게 밀어준 공을 향해 가운데 미드필더 구보 유야가 미끄러지며 방향을 바꿔 넣은 것이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이라크의 동점골이 터졌다. 43분,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얻은 이라크가 키다리 센터백 수아드 나티크의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일본 수비수들이 몸싸움에서 두 차례나 나티크에게 밀려난 장면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후반전에는 일본의 빠른 역습이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그만큼 이라크의 뚝심있는 수비력이 살아난 이유이기도 했다. 뛰는 선수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1-1 상태에서 연장전을 떠올리는 순간 믿기 힘든 극장골이 터져나왔다.
후반전 추가 시간 3분이 거의 다 되어서 일본 미드필더 미나미노 타쿠미가 올린 크로스를 이라크 골키퍼 파라드 탈립이 펀칭했지만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이 공을 일본 미드필더 하라카와 리키가 잡아서 회심의 왼발 중거리슛을 꽂아넣은 것이다.
이 결승골은 23년 전 도하에서 열린 1994년 FIFA 월드컵(개최국-미국)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이라크의 극적인 동점골 때문에 일본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 '도하의 비극' 기억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는 '도하의 기적'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극적인 승리를 거둔 일본은 아시아에 배정된 세 장의 리우올림픽 본선 티켓 중에서 가장 먼저 1장의 주인공이 되었다.
※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예선[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 결과(26일 오후 10시 30분, 카타르 도하)
▲ 일본 2-1 이라크 [득점 : 구보 유야(26분,도움-스즈키 무사시), 하라카와 리키(90+3분) / 수아드 나티크(43분)]
◎ 일본 선수들
FW : 스즈키 무사시(68분↔오나이우 아도)
MF : 나카지마 쇼야(90+4분↔도요카와 유타), 하라카와 리키, 구보 유야(78분↔아사노 다쿠마), 엔도 와타루, 미나미노 타쿠미
DF : 야마나카 료스케, 우에다 나오미치, 나라 타츠키, 세이 무로야
GK : 구시비키 마사토시
◎ 이라크 선수들
FW : 모하나드 압둘라힘 카라르
MF : 아트완 카딤, 왈리드 후세인(85분↔후맘 타레크), 무스타파 나딤, 알리 히스니 파이잘, 마흐디 카밀(67분↔바샤르 레산)
DF : 함자 아드난 라플로프, 알리 파에즈 아테야, 수아드 나티크 나지, 알라 알리 음하위
GK : 파하드 탈립 라힘
◇ 3,4위전 및 결승전 일정
- 3,4위전(이라크 vs 카타르 혹은 한국) : 1월 29일(금) 오후 11시 45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 결승전(한국 혹은 카타르 vs 일본) : 1월 30일(토) 오후 11시 45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