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레'에서 '웰빙'으로...외식 트렌드 변화 속 '김밥의 변신'

입력 2016-01-22 10:09


[손화민 기자]지금의 10~20대에게는 다소 낯설 수도 있지만, 한때 단골 데이트 장소이자 친구들의 모임을 위한 핫 플레이스는 '패밀리 레스토랑'이었다. 이곳은 평소에 가볍게 먹기보다는 마음 먹고 가서 지갑을 열고 싶을 때 '출동' 하는 곳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름진 파스타와 어려운 이름의 샐러드, 디저트를 먹으며 호사를 누렸다. 인기에 힘입어 '팸레'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그러나 잘 나가던 '팸레'는 최근 10여년 사이에 주춤하다. 고칼로리 메뉴 중심의 음식보다는 저칼로리에 제철 재료를 이용한 '웰빙' 건강식이 더 인기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들이 중심가에서 많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한식 뷔페나 실속형 웰빙 레스토랑 등이 채웠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대표적인 간편 음식 김밥의 변화 또한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이상 '분식'이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모자랄 만큼 웰빙형으로 진화한 김밥이 젊고 스마트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이끄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젊은 웰빙 김밥 브랜드 중의 하나인 '로봇김밥'이다. '로봇처럼 건강해진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을 갖고 있는 로봇김밥은, 일반적인 김밥집에서 볼 수 있는 노란 단무지에 일률적인 재료로 만들어진 김밥과는 재료부터 차별화된다. 현미와 채소를 듬뿍 넣어 섬유질이 풍부한 것은 물론이고, 모든 메뉴에서 탄수화물과 나트륨은 줄이고 자연 그대로의 원재료를 사용해 웰빙 김밥을 지향했다. 특히 대표 메뉴로 내세우고 있는 '건강한줄' 시리즈는 콩과 현미를 넣어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다.

일반적인 김밥집에서 흔히 쓰이는 대량생산된 노란 단무지와 단맛이 나는 우엉 대신 빙초산과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수제 단무지와 우엉이 들어간다. 또 고기와 김치는 국내산만을 사용한다. 라면 또한 일반 라면보다 칼로리가 100kcal 낮으면서 유해 첨가물은 넣지 않은 '자연은 맛있다' 라면만을 제공한다.

흔히 이렇게 건강식을 추구하는 메뉴가 일반적인 김밥집 음식보다 맛이 없다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르다. '신선한 맛이면서도 자꾸만 먹고 싶어진다', '라면과 라볶이가 신의 한수' '다른 김밥을 못 먹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간편음식의 대표주자 김밥의 편리한 휴대성과 5대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건강 맞춤형 식단을 모두 잡은 로봇김밥은 매장에서도 일반 김밥집과 차별화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원색 중심의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는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어린 아이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웰빙 김밥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성장기 자녀를 둔 3040세대에 이르기까지 큰 인기를 얻었다. 결국 과거 패밀리 레스토랑보다는 부담이 적으면서도 진정으로 '가족'부터 '연인'까지 다양한 계층을 커버하는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중이다.

로봇김밥 관계자는 "이제 겉보기에 화려하지만 기름지고 건강에 별로 좋지 않은 음식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보고 멀리한다"며 "이런 트렌드 속에 로봇김밥은 소비자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웰빙 브랜드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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