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파킨슨병은 뇌 속의 독성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린'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악화 여부가 달렸다.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뇌 세포 사이를 넘나들며 퍼지면 신경세포가 퇴행하고 사멸하기 때문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팀은 파킨슨병 동물모델에 사람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투여한 결과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세포 사이 전달은 물론 뇌 부위 이동이 억제돼 신경보호 및 행동 개선효과가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런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리포트'(Cell Reports) 2월호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일으킨 쥐에 사람의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아무것도 주입하지 않은 대조군 쥐와 경과를 비교했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인체 내의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한 실험군에서는 대조군과 달리 파킨슨병이 악화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에 대해 "중간엽 줄기세포가 뇌 속에서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에 대응해 신경보호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갈렉틴-1'(Galectin-1)이라는 물질이 'NMDA 수용체'에 작용해 알파시누클린의 세포 간 이동 및 전파를 억제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NMDA 수용체는 단백질로 이뤄진 신경세포 속 물질로, 세포 사이의 통신을 이어주며 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구실을 한다.
이필휴 교수는 "아직까지 신경계의 퇴행을 억제해 파킨슨병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은 전무하다"면서 "NMDA 수용체는 현재 항경련제나 치매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추가 연구 결과에 따라서는 파킨슨병의 자연적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조절 약물로도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