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대' 고질적인 부상 논란,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16-01-20 13:35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이하 '아육대')'는 아이돌과 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표방한다. 하지만 2016년에도 '아육대'의 고질병인 '부상 논란'이 불거지며 또 한차례 폭풍우가 몰아쳤다.19일 엑소 시우민이 풋살 경기 도중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팬들을 통해 들려왔다. 이 사실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고, 엑소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는 "시우민은 오른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현재 보호를 위해 반깁스를 한 상태다"라며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시우민 역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녹화장을 다시 찾아 팬들을 안심시켰다.선수가 아닌 가수들이 운동을 하다 부상을 당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우민의 경우 녹화장을 다시 찾을 만큼 가벼운 부상이었다. 하지만 '아육대'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가 있다.올해 12회째를 맞는 '아육대'는 첫 회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부상 소식을 전했다. 샤이니 민호와 종현을 시작으로 인피니트의 성열과 우현, 제국의 아이들의 동주, 틴탑의 창조, 마마무의 문별, 엑소 타오 등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부상을 당했다. 매회 반복되는 부상 에 팬들은 '아육대' 폐지를 주장해왔다.엑소, 비스트, 빅스, 방탄소년단, 에이핑크, 트와이스, B.A.P, 러블리즈, 여자친구, 베스티, 레드벨벳, 오마이걸, 에이프릴 등 역대 최다인 300여 명의 아이돌 스타들이 참가한 이번 '아육대'에서도 어김없이 부상 소식이 전해지자 아이돌 팬페이지는 '아육대'를 비난하는 목소리로 가득찼다.무대에 서는 아이돌의 부상은 차후 활동에도 차질을 빚는다. 설현은 지난해 1월 열린 제9회 '아육대'에서 컬링 경기를 연습하던 중 스톤에 무릎을 부딪쳐 부상을 입었고,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이 부상 때문에 설현은 '짧은 치마'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처럼 아이돌 스타의 부상은 일과 직결돼 전반적인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부상 후의 대처도 논란이 됐다. 당시 상황을 본 팬들의 말에 따르면 현장에 의료진은 보이지 않았고, 스태프가 대충 파스만 뿌렸다. 하지만 '아육대' 측의 주장은 조금 다르다. '아육대' 제작진은 19일 오후 OSEN에 "경기 중 현장에서 해당 팀 감독이 시우민 씨가 상황을 파악한 후 감독과 의료진이 응급치료를 했다"라면서 "시우민 씨가 병원으로 바로 이동해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아육대' 현장에는 전문 응급 의료진과 앰뷸런스가 상시 대기해서 응급 상황에 대비했다"라고 밝혔다.그러나 팬들은 이를 반박했다. 다친 시우민을 부축한 것은 동료 연예인이었고, 만약 의료진이 있었다면 왜 바로 투입되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또 팬들은 부상당한 시우민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괜찮죠? 괜찮으면 손 좀 흔들어 주세요"라고 묻거나, 다른 선수들에게 "자, 역전의 발판입니다"라고 말하는 등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발언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과거 JTBC '썰전'에서도 아육대의 문제점을 다룬 바 있다. 당시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사실 아이돌도 별로 나가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불렀을 때 안 나가면 음악방송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김희철은 "'아육대' 발언 이후 후배들에게서 속 시원하다는 문자가 쏟아졌다"고 털어놨다.가수뿐만아니라 팬들에게도 '아육대'는 힘들다. 꽉 채워진 좌석을 연출하기 위해, 다시 말해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경기를 끝까지 관람하지 않고 도중에 나간다면 음악방송에서 자리를 주지 않는 등 횡포가 있었다고 털어놨다.소속사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아이돌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한 매체에 "아육대 출연으로 인해 가수들이 부상 당할까 봐 걱정이 된다. 이틀 연속 이뤄지는 긴 녹화 시간도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아육대에 나가 부상을 당해 차후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게 되면 난감해진다"라고 전했다. '아육대' 폐지 서명 운동에 이어 현재는 시청 반대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다. 제작진은 늘 지적당하면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아육대'가 진정한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확충이나 부상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또 체격이 현격히 차이나는 운동선수와 아이돌의 대결이 아닌 비슷한 체급끼리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하는 것도 대안이다. 부상이 빈번한 스포츠 종목의 변경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