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기라도 한 듯 1월과 2월 극장가에는 로맨스 영화가 폭풍처럼 몰아친다. 외롭고 옆구리 시린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이라도 따뜻할 수 있겠다. 정우성과 김하늘 주연의 '나를 잊지 말아요'를 시작으로 유연석-문채원의 '그날의 분위기', 엑소 도경수와 김소현의 '순정', 전도연과 공유 주연의 '남과 여', 유아인-이미연이 출연하는 '좋아해줘' 그리고 씨스타 다솜, 포미닛 전지윤이 출연하는 '프랑스 영화처럼'까지. 달콤하고 가슴 절절한 멜로 영화들, 공교롭게도 이 영화들이 비슷한 3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 감독님들, 이런 섭외는 정말이지 감사합니다(feat. 눈 호강)
멜로의 킹, 퀸들이 모두 만났다. 배우들이 올 겨울을 위해 짜고서 '열일'한 것 마냥 어느 커플 하나 놓치고 싶은 게 없다. 정우성과 김하늘 주연의 '나를 잊지 말아요'는 "관객을 따돌리는 둘만의 멜로"라는 평을 들을 정도니. 얼마나 두 배우의 조합이 뛰어난지 보지 않아도 알 정도다. 대세남 유연석과 대세녀 문채원도 만났다. 문채원의 어머니는 영화를 본 후 "우리 딸의 키스신이 정말 싫다"고 말했다는데. 두 배우의 케미가 그만큼 돋보였다는 의미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또 한 번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든 이미연과 변화무쌍의 끝을 보여주는 유아인이 '좋아해줘'를 통해 만난다. 이미연은 "유아인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는데. 두 배우를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니, 진정한 '눈 호강'이다. 쟁쟁한 배우들 속 풋풋한 커플도 눈에 뛴다. 엑소의 도경수와 아역 배우 출신 김소현이 '순정'에서 호흡을 맞춘다.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가 생각날 정도로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 내가 할 수 없으면 대리 만족이라도(feat. 순정)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석원(정우성)과 그의 앞에 나타나 조금씩 다가가는 여자 진영(김하늘)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정말 드라마 같은 스토리다. '기억상실'이라는 진부한 스토리에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첨가해 '나를 잊지 말아요'만의 매력으로 표현해냈다.
'순정'은 제목 그대로 첫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라디오 생방송 도중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든다. 10대 소녀들의 첫사랑 엑소의 도경수와 남성들의 첫사랑 김소현이 만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그려준다.
'프랑스 영화처럼'은 네 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작품이다. 시작과 이별, 설렘과 그리움의 감정을 담아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모았다. 술집 아가씨(다솜)와 그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100일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 죽는다'는 예언을 들은 한 커플의 이야기 등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다분한 영화들이지만, 대리 만족하며 설렘을 느끼기엔 제격이다.
# 현시대를 고스란히 녹여내다(feat. SNS, 원나잇)
'썸', '원나잇', 'SNS' 등 요즘 시대를 잘 표현해주는 요소들을 영화에 넣었다. '그날의 분위기'는 자유연애, 오픈마인드의 맹공남(유연석)과 일편단심 연애 철벽녀(문채원)의 하룻밤 사건을 유쾌하게 그려낸 로맨스 영화다. '좋아해줘'는 좋아하는 사람의 SNS를 몰래 찾아보고, 말로 못한 고백을 '좋아요'로 대신하며 SNS로 사랑을 시작하는 사랑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두 영화 모두 요즘 현실을 잘 반영한 영화로, 특히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적절한 소재 선정이다.
사진 한국경제TV MAXIM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