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검찰 수사 의뢰라는 고강도 행동을 취하는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 있었다고 본다는 뜻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김병원(63)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시비에 시달리게 됐다.
중앙선관위가 주목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12일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1차 투표를 마치고 1,2위 결선 투표에 진출하지 못한 영남 출신의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 투표권자인 대의원들에게 2위로 결선에 오른 김병원 당선자(전 나주남평농협조합장) 지지 문자를 발송했다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최 후보가 1차 투표 직후 김 당선자의 손을 들어 올려 주고 함께 투표장을 돌아다니면서 지지를 유도했다는 게 두 번째다.
중앙선관위는 1차 투표에서 78표를 얻은 최 후보의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김 당선자가 결선투표에서 역전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투표에선 김 당선자가 91표, 이성희(67) 전 낙생농협 조합장이 104표를 얻었지만, 결선투표에선 김 당선자가 163표를 획득해 126표를 얻은데 그친 이 후보를 꺾었다.
중앙선관위는 결선투표 직전에 "최덕규 올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상태로 "김병원 후보를 꼭 찍어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선거인단에 대거 발송된 사실을 파악해 증거자료로 확보하는 한편, 투표장인 서울 서대문 농협대강당에서 최 후보가 김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도 챙겨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는 최 후보 측의 김 후보에 대한 지지 문자 발송과 결선투표장에서의 지지 유도 행위는 모두 현행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66조의 각종 선거운동 제한 규정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의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어 법원이 김 당선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경우 당선 무효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