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월 18일 생방송 박지원 / 외신캐스터
이란 경제제재 해제
유가 하락 가속화되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아온 이란에 부과됐던 서방의 경제·금융 제재가 현지시간 16일 해제됐습니다. 이로써 이란은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발판을 마련했는데요. 제재가 풀리면 이란은 곧바로 석유 수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로 인해 국제유가의 하방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먼저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지난해 7월, 핵 합의안을 이행해 제재 해제 조건 충족이 검증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이 합의안에 따라 원심분리기 감축, 아라크 중수로 설계변경, 그리고 저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 등의 의무를 이행하고, 이를 국제원자력기구가 검증하면 그 대가로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는데요.
이번 제재 해제가 이뤄지면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란 핵 합의의 제재 해제 조항이 발효됐다고 선언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위협이 줄었다"고 밝혔구요. 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관련 대(對)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현지시간 1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UN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에 부과해온 원유 무역과 금융거래 제한 등의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는 이행일에 도달했다면서, 이번 제재 해제는 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의 난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모게리니 대표의 성명, 잠시 영상으로 함께 확인해보겠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시작된 서방의 고강도 경제·금융 제재에서 벗어나면서, 37년 만에 국제사회로 복귀하게 됐는데요.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은 2012년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금지됐던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재개할 수 있게 됐구요. 에너지 분야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허용되며, 해운·조선·항만 분야와 자동차, 그리고 알루미늄·철강 거래에 대한 제재도 해제됩니다. 또 이란은 국외에 동결됐던 원유 판매 대금 등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구요. 뿐만 아니라 이란중앙은행을 포함한 이란 내 금융기관과 외국 금융회사와의 거래도 다시 가능해졌습니다.
세계 4위의 원유 매장국인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최근 급락하고 있는 유가에 대한 전망을 더욱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록적인 폭락세에 석유시장은 이미 패닉 상태입니다. 지난 15일 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7%나 떨어진 1배럴에 29달러 42센트에 장을 마치면서, 12년 만에 30달러를 밑도는 신저점을 경신했구요. 브렌트유도 6.25%나 빠진 28달러 95센트에 거래됐습니다.
앞서 이란 석유자원부 관료들은 경제제재가 풀리면 그 동안 국제 원유시장에서 잃어버렸던 점유율을 되찾을 계획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혀왔는데요. 향후 이란의 석유수출량은 일일 60만~100만배럴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란은 이런 예상보다 더 많은 양의 석유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국영 이란석유의 책임자는 작년 12월 한 인터뷰에서, 이란이 2016년부터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미 OPEC이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를 뽑아내고 있는 가운데 이란까지 생산량을 늘리게 되면 원유가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 해 12월, IMF는 2016년 이란의 원유수출이 재개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5~15달러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구요. 나티시스의 아비쉑 데쉬판드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OPEC이 이란 경제제재 해제만으로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기반으로 한 기술적 저점을 10달러로 내다보는 것도 근거가 있다고 비관했습니다.
반면 이란의 원유시장 진출과 상관없이 2016년 말에는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연구원은 원유 생산량이 물리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면서, 공급이 다시 축소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구요. 골드만삭스의 경우 유가가 계속 폭락하게 되면 결국 산유량을 줄이게 될 것이고, 미국 하루 산유량이 약 57만5000배럴까지 줄면서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석유 수출을 고대하는 이란이지만, 유가의 추가 하락은 경계하는 눈치인데요. 국영이란석유의 모센 캄사리 국제관계국장은 지난 6일 인터뷰를 통해, 가격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현 수준을 감안하면 더 이상 가격을 떨어뜨릴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란 경제제재 해제와 관련해 주요 내용들 함께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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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5시30분 생방송 글로벌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