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비대면 인증 전면 개시‥이면에 숨겨진 수수료 인상

입력 2016-01-08 19:03
<앵커>
앞으로는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비대면 실명 확인으로 간단히 계좌를 개설하거나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은행들은 비대면 실명 인증이 가능해 지면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은행권의 오랜 숙원이었던 '수수료 인상'에 대한 욕구가 더 크다는 분석입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새해 시중 은행장들이 입을 모아 키워드로 꼽은 '비대면 채널 강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온오프라인 경계가 없는 서비스, 비대면 채널의 정교화를 위해 속도를 내달라"며 지주와 국민은행에 전담 부서를 신설했고,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비대면 채널 상품판매를 전 영업점의 40% 수준까지 키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수장들의 주문에 대부분의 은행들은 당장 이달 안으로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다음주 우리은행, 그리고 이달말 KEB하나은행이 각각 지문 인증을 통한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를 전격 개시하고,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그리고 SC,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도 생체인증을 제외한 비대면 실명확인을 이르면 1월 중 먼저 실시할 예정입니다.
사실상 비대면 금융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입니다.
이 처럼 은행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비대면 채널 강화에 나서는 것은 고객 사용 행태의 변화와 핀테크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이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 이면에는 '수수료 인상'이란 은행들의 숙원이 숨어 있습니다.
은행들은 비대면 채널 강화와 함께 그동안 공짜가 당연했던 각종 고객 대면 서비스의 수수료를 인상시킬 방침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씨티은행은 '사전신청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일부 타행 송금과 국제 현금카드 발급에 수수료를 인상했습니다.
가장 먼저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를 도입한 신한은행 역시 이번 달 부터 송금수수료를 최대 2배 인상했습니다.
은행 업무의 상당수가 스마트폰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능한 만큼, 창구 수수료를 높여 단순 업무는 비대면으로 유도하겠다는 방침인 것입니다.
<인터뷰> A은행 관계자
"수수료 올리는 것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니까, 되도록 스마트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시고, 창구서도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은행별 수수료가 편차가 큰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재 타행에 비해 수수료가 낮은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등이 수수료 정상화 움직임에 뒤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이 익숙치 않은 노년층들이 바뀌는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높은 수수료도 내야하는 사각지대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