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귀화를 신청한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대한체육회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복수 국적 취득을 위한 특별 귀화 신청안을 심의했으나 추가 자료 검토 후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강래혁 대한체육회 법무팀장은 "도핑 전력이 있는 에루페가 당시 약물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 맞는지를 국제육상경기연맹 등에 추가 자료를 요청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래혁 법무팀장은 "또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르면 도핑 관련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 규정의 제정 시기가 2014년 7월로 에루페의 도핑 징계 이후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루페는 이날 법제상벌위원회에 참석해 "당시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 때문에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케냐육상연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년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대한체육회는 추가로 검토할 서류가 확보되는 대로 법제상벌위원회를 다시 열어 에루페의 특별 귀화 신청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에루페는 2011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5번 우승했다.
그는 2012년 말 도핑 양성 판정을 받고 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2년의 징계를 받고 2015년 1월 복귀했다.
지난해 초부터 한국 귀화를 추진한 에루페는 2015년 6월 충남 청양군체육회에 입단했다.
에루페는 스승인 오창석 백석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의 성을 따르고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의미를 더해 '오주한'이라는 한국 이름도 정했다.
그가 특별 귀화 심의를 통과하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로 뛸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