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 기자] 여기 가슴 한 구석에 묻어둔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루어지지 못해 더욱 소중한 첫사랑의 아련한 '순정'은 범실과 수옥이라는 존재로 우리 곁에 살아 돌아온다.
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순정'의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도경수, 김소현, 이다윗, 연준석, 주다영, 박용우 그리고 이은희 감독이 참석했다. 감독과 배우들이 밝힌 '순정'의 이야기 그리고 키워드로 살펴본 영화의 기대 포인트, 지금부터 확인해보자.
▲ KEYWORD 1 <1991>
영화 '순정'의 배경은 1991년의 전남 고흥. 23년 전의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그래서 더욱 아련하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범실' 역의 도경수를 비롯, 몇몇 배우들은 1991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예고편을 통해 본 이들의 연기는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배우들은 태어나기도 전인 1991년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당시의 배경과 소품들을 참고하고, 음악을 듣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더불어 캐릭터 고유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섯 청춘 배우들이 표현해 낼 '1991년' 그리고 '섬마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더욱이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광경을 자랑하는 전라남도 고흥은 이 따뜻한 이야기에 힘을 실어준다. 이은희 감독은 “고흥의 사람들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 같았다”고 밝히며, 촬영 배경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 만큼 아름답고 순수한 이곳은 배우들의 ‘순정’ 가득한 순수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아니었을까.
▲ KEYWORD 2 <섬마을>
섬에서의 촬영은 배우들에게 어땠을까. 김소현은 “섬에서 촬영 할 때 고립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립된 섬은 어쩌면 가슴 속 깊숙이 묻어둔 ‘첫사랑’이라는 키워드와 맥을 함께 한다. 촬영은 고됐지만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던 김소현의 말처럼 가슴 한 구석에 묻어둔 첫사랑의 기억은 우리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자, 기억. ‘섬마을’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 KEYWORD 3 <첫사랑>
영화 ‘순정’의 첫사랑은 어떨까. 소설 ‘소나기’를 떠올리게 하는 예고편은 2016년 첫 웰메이드 영화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배우 박용우는 이 영화를 '푸른색'으로, 도경수는 '푸르면서도 분홍빛'이라고 표현했다. 관객의 눈에 비친 '순정'의 색은 과연 어떤 색일까.
그런가 하면 배우 도경수와 김소현은 이 영화 속 ‘우산 키스’ 장면을 ‘첫사랑’이라 표현했다. 비 오던 어느 날, 섬마을에서 펼쳐진 두 아이들의 풋풋한 첫사랑은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첫사랑으로 표현됐다. 우산을 사이에 둔 이들의 순정은 영화 ‘순정’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KEYWORD 4 <오총사>
첫사랑이 있다면 우정도 있어야 한다. 까맣게 그을린 그 시절, 그 때의 친구들. 그들이 그리운 이유는 기억을 공유하기에 더욱 그렇다.
도경수, 김소현, 연준석, 이다윗, 주다영 이들 다섯 사람은 섬마을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연기했다. 배우가 많은 만큼 촬영 비화도 다양한 이들은 대답의 끝에 언제나 “즐거웠다”, “행복했다”를 빼놓지 않았다. 다섯 청춘이 그려낸 그림 같은 이야기가 더욱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의 우정이 있기 때문.
▲ KEYWORD 5 <올드팝>
라디오 생방송 도중 갑작스럽게 다가온 첫사랑의 기억.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라디오 음악 방송 DJ가 되겠다”던 수옥(김소현)과 23년 후 라디오 DJ가 된 형준(박용우)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와 1991년이 배경이 된 만큼 올드팝의 향기도 두드러진다.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아하의 'Take on me'를 비롯해, 당시 유행하던 신해철의 '여름이야기',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의 대중가요는 3040 세대를 비롯해 1020 세대에게도 특별한 감성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2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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