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적 신분이 된 임창용(사진=삼성 라이온즈)
결론부터 말하면 윤성환, 안지만의 수사결과에 따라 임창용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다.
도박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임창용이 결국 벌금 700만원의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임창용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현역으로 복귀가 가능한 최소한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물론 KBO는 1월 중으로 임창용의 징계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KBO의 징계 수위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여러 사건들의 사례를 보면 임창용의 현역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징계는 내려지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선수들이 음주운전 사고를 저질러도 구단의 자체 징계라면 모를까 결코 선수생활을 포기할 수준의 징계는 없었다. 또한 사회적인 물의가 아닌 경기력과 관계있는 약물 복용에도 고작 30경기 출장정지의 가벼운(?) 징계를 내렸던 KBO다.
결코 도박이라는 범죄가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껏 KBO의 결정된 사례들만 놓고 보면 임창용을 비롯해 도박에 관련된 선수들만 강한 잣대를 들이밀어 징계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임창용이 쉽게 새로운 구단을 구할 수 있을까?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불펜 혹은 마무리 자원이 필요한 팀이라면 임창용 영입은 뜻밖의 수확(?)이다. 기량의 문제로 방출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도박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삼성에서 결코 방출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의 이미지와 팬들의 여론을 생각한다면 누구든 쉽게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모든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전력을 선택한다면 빠르게 영입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여론의 정서를 고려한다면 눈치작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어떤 구단이든 비난을 감수하면서 임창용을 영입하려면 결국 명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명분을 얻으려면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결과와 이후 거취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윤성환, 안지만도 벌금형으로 사건이 마무리 된다고 가정했을 때, KBO의 징계와 삼성에서 자숙을 위한 징계를 내리는 선에서 마무리 된다면 그 어떤 팀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적어도 전면에서 홀로 비난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 삼성은 윤성환과 안지만을 경찰에 문의 후 스프링캠프에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삼성이라면 적어도 윤성환, 안지만에 대해서는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과 다름없다.
결국 임창용은 더 이상 삼성과 관련이 없다. 이미 구단에서 방출을 했다. 그런데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바로 재영입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여론은 곱게 보지 않겠지만 무적 신분이 된 오승환도 있기 때문에 임창용에 전혀 관심을 보일 리가 만무하다. 하지만 임창용 입장에서는 삼성 소속의 두 투수와 삼성 구단의 결정에 따라 새로운 구단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여론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여론의 힘에 의해 야구단이 운영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임창용의 손을 잡는 것도 외면하는 것도 구단들의 몫이다. 다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가 불명예스럽게 사라질지, 아니면 명예를 회복할 수 없지만 야구팬들에게 야구로 사죄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