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2015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은 김구라에게 돌아갔고,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 상과 공로상은 '무한도전'이 차지했다. 3시간이 훌쩍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시상식은 보는 내내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풍족했고 지나치리만큼 너그러운 시상식'이었다. 참석한 거의 모든 사람에게 상이 돌아갔고, 공동 수상은 물론 받은 수상자가 또 상을 받는 등 겹치기 수상도 많았다.
# 러닝타임 지키려다 수상소감 흥은 '지못미(지키지 못해 미안해)'시상식의 묘미는 예상 종료시각을 훌쩍 넘어버리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거니와, 수상자들이 기쁨에 겨워 수상 소감을 적당히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예상시간을 훌쩍 넘어 방송이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진행자들은 초반부터 시간 관리를 하지 못하고 끝나갈 무렵부터 급박해져 조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MBC 연예대상'은 러닝타임 분배에는 성공했다. 수상자들이 일정 시간을 넘어 수상 소감을 말할 경우 '팡파르'를 울려 시청자, 진행자, 수상자 모두에게 "시간이 촉박하다"는 걸 알렸다. 하지만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방해하기도 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굳이 음향 소리를 이용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는 상황을 방해했어야 했느냐"는 비평이 나오기도 했다.
# 받고 또 받고이번 MBC 연예대상의 모토는 '풍족하고 너그럽게'인 것처럼 참석한 대부분의 연예인에게 상을 뿌렸다. 상의 수가 많기도 했지만, 최우수상 뿐만 아니라 그 외 공동 수상이 아닌 부문을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당연한 터. 신봉선, 전현무는 진행자 만큼이나 자주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 셀 수 없을 만큼 많아도 너무 많다올해 예능 농사에 성공한 MBC인 만큼 어느 한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상을 주고 싶었던 걸까. 어느 하나 없애기 힘든 상이었을 심정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상의 종류는 많아도 너무 많았다. 사전 시상을 하고, VCR을 통해 장면을 보여주는 등 나름의 단축 수여식으로 줄이긴 했지만 MBC의 욕심은 과했다. 특별상의 경우에도 공동수상자가 3명이나 됐고, '마이리틀텔레비전', '진짜사나이', '복면가왕' 등 유명 프로그램의 출연자모두를 수상하는 등 '퍼주기'식 상이 너무 많았다.
타 연예대상은 대상 후보를 여러명 나열하는데 비해, 2부 시작 후 유재석과 김구라 2인으로 좁힌 점은 획기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그 뿐. 시상이 이어지는 중간중간을 이용해 올해 '최고의 분당 시청률', '대표 프로그램 소개' 등 엑기스 영상들을 모아 보여주기도 했지만, 루즈한 느낌은 끝나는 순간까지 지울 수 없었다. '그들만의 잔치'에 시청자들은 끼어들 수 없었고, 그저 수상자들에게 박수쳐주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식상하지 않은 시상식을 기대했던 건 과욕이었던 걸까.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 많았던 'MBC 연예대상'이라 웃음도 기대했을 시청자들에게 쓴웃음만 지어준 채 끝난 'MBC 연예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