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C서울에 둥지를 튼 박주영(30)이 전 소속 구단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으로부터 밀린 임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 구단이 박주영 선수에게 정기적으로 월급을 준다는 계약을 위반하며 심각하게 방치했고 이로 인한 선수의 조기 계약 파기는 정당했다”며 “구단은 선수에게 미지급된 4개월치 월급과 이에 해당하는 5% 이자, 그리고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 배상을 인정하며 나머지 임금과 그에 해당하는 5%이자를 추가로 지불하라”고 결정했다.
박주영은 알 샤밥과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총 8개월간 150만 달러(한화 17억원)을 9번으로 나눠 매월 16만6천 달러(한화 1억9천만원)씩 받는 내용의 연봉협상 계약을 체결하고 입단했다.
하지만 박주영이 지난 5개월 동안 알 샤밥에서 뛰면서 실제로 수령한 금액은 첫 월급인 16만6천 달러가 전부였다.
FIFA는 선수가 소속 구단에서 받는 임금이 3개월 이상 체납되면 FA 자격을 준다.
박주영은 이를 근거로 올해 3월 7일 알 샤밥과 계약을 파기하고 FIFA 분쟁조정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3월 10일 FC서울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알 샤밥은 “새 공격수가 필요했던 FC서울이 박주영을 영입하기 위해 우리와의 계약을 파기하도록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FC서울 측은“선수가 구단을 이탈하도록 설득할 계획이었다면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게 논리적”이라며 “왜 근거 없이 구단과 선수를 비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주영의 FIFA 국제소송을 담당한 DSL 이성희 변호사는 “FIFA는 양측 증거를 바탕으로 기본 원칙에 따른 선수의 조기 계약 파기가 정당했으며 4개월치의 미지급 임금 뿐 아니라 잔여 계약기간인 3개월분의 임금에 대해서도 배상책임을 물라고 결정했다”며 “국내 선수 개인이 FIFA를 통해 제기한 첫 소송인만큼 많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7경기에서 1골을 넣는데 그치며 한동안 부진한 성적으로 축구팬들의 도마에 올랐던 박주영.
2005년 K리그에서 19경기에 출전해 12골(경기당 0.65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당시 ‘축구천재’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그가 FC서울에서 새로운 다짐을 펼치며 ‘왕년의 축구 천재’가 아닌 ‘돌아온 축구 천재’로 멋진 활약을 선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