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금리 장기화 속에 국내 은행산업은 올해도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출현과 계좌이동제, 바젤3 규제 시행 등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속에 내년이 체질 개선의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3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4조3천억원 수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이상 늘었습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비은행 부문이었습니다.
증권과 보험, 카드는 많게는 3배 이상 실적이 개선됐지만 금융지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은행들은 실적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금융지주들의 이자수익 의존도가 8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장기화 속에 은행들의 실적 부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이익률, ROA는 지난해 0.31%까지 떨어졌고 자기자본이익률, ROE도 4%(4.05%)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은행업이 체질 개선없이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국내은행들의 주가는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내년 은행업은 혁신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가장 큰 위협은 23년 만의 새로운 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입니다. 점포 위주의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핀테크 역량을 키우지 않고서는 당장 생존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매킨지는 오는 2025년까지 핀테크의 발전으로 은행 매출의 40%, 수익의 60%가 줄어들 수 있다며 전통적인 은행산업의 위기를 예고했습니다.
여기다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로 인한 대손비용 상승 우려 속에 바젤Ⅲ 적용에 따른 건전성 개선도 과제도 남아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더이상 기다리기 힘든 상황입니다.
은행들 스스로도 위기감을 느끼는 듯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체질 개선을 위한 채비에 나선 가운데 내년 은행업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