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겠지만, 변동 있을 수 있다. 29일까지 임원들 In & Out 통보할 예정” (윤종규 KB 회장 겸 국민은행장)
“안 아픈 손가락, 골무 끼거나 밴드 한 손가락은 덜 아프다, 결국 그간 실적과 미래 비전, 지배구조 구상이 그러한 골무와 밴드 역할 하는 데, 쇄신 인사 결과 주목해야" (A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크리스마스 이브의 악몽’, ‘M&A 흑역사 재연’, ‘회계사 출신 CEO의 한계’, ‘오너 경영진과의 차이점’.
지난주 금요일 24일은 마음이 들뜨기 쉬운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공교롭게도 KDB대우증권 인수의 주인공에 대한 발표가 있었던 날이기도 했는 데, 결국 대우증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품에 안은 이는 미래에셋이었습니다.
KB금융은 말할 것도 없이 ‘악몽’, ‘흑역사’, ‘트라우마’ '또 불발' 등의 수식어가 달린, M&A 무산에 따른 날선 평가들을 받아들여야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박현주 회장이 주변의 축하, 인수 성공에 따른 향후 구상 등 산타가 준 선물 등을 안고 연휴를 보내는 사이, 윤종규 회장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진용을 짜기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는 후문입니다.
그 후문의 힌트라도 얻기 위해 이곳 저곳 전화도 돌려보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견해를 물어 봤습니다.
*윤종규 회장 “대우證 인수 무산 후회도 미련도 없다”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다” "모두들 수고하셨지만..변동이 좀 있을 것이다"
연휴 이후 첫 영업일인 28일 오전. 경영진·임원들과 회의실에 자리한 윤종규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전과 관련해 이 같은 세부 언급들을 했다는 전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KB 경영진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회장께서 대우증권 인수를 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후회도 미련도 없고 M&A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다”며 “M&A 이후 어떻게 경영하고 운영해 나가느냐가 목표였기 때문에 써 낸 가격 그 이상은 역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며 수장의 언급을 전했습니다.
*윤종규 “기대 컸던 직원들께 미안함‥긴 안목으로”
다만 “윤 회장께서 대우증권 인수에 기대감이 컸던 직원들한테는 참으로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인수가 무산됐으니 그에 걸맞는 무엇을 하겠다기 보다는 향후 길게 보고 가자“며 지난일 보다는 앞을 내다보고 가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사와 검토, 가격 산정 등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와 경영진, 이사회 등의 중지를 모아 KB입장에서 볼 때 나름의 과감한 가격을 기재했지만 이미 상황이 종료된 만큼 지난 사안에 연연하기 보다는 앞으로의 당면과제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둔 셈입니다.
이를 감안해 윤종규 회장은 주말 내내 조직과 새진용 구축을 고민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임원들에게 변화, 쇄신의 불가피한 측면을 나타냈습니다.
*윤종규 “임원 In & Out 29일 통보하겠다”
KB의 한 고위 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회장께서 지난 주말동안 고민을 많이하셨다”며 “인사와 관련해 In & Out에 대해 정리를 해야 하니 인사에 해당되는 임원들에게는 29일쯤 통보를 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윤 종규 회장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조직 활성화나 활력을 위해, 후배들의 길을 터주는 차원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개별 통보에 이어 쇄신 임원인사 단행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사장단을 포함해 지주와 계열사별 기업금융, 기획, 영업, 경영지원 등 그룹과 본부조직, 부서에 대한 변동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KB 한 계열사 임원은 “이 정도 시기가 되면 임원별, 그룹장, 부서장 등 이야기나 조직개편 이야기가 윤곽이 나오거나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기 마련이지만 도통 임원들간에도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로 들려오는 이야기가 없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28일 윤 회장의 최종 점검과 결정을 근간으로 29일 In & Out 개별통보, 30일 조직개편과 새진용을 구성하는 인사 발표 수순을 통해 2016년 사업계획 달성을 위한 정비가 완료되는 셈입니다.
*KB금융, 쇄신 인사 비은행 부문 강화의 출발점
대우증권 인수는 무산이 됐지만 KB투자증권의 증자 여부, 여타 매물로 나오거나 향후 시장에 나오게 될 증권사 또는 금융 매물에 대한 점검 등 긴 안목에 근거한 비은행 부문 강화의 단초를 쇄신인사를 통해 엿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KB금융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는 최대 계열인 KB국민은행을 포함해 손보, 카드, 증권, 생보,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 등 총 12개로 실적과 향후 시너지, 향후 지배구조 등을 감안해 새 진용의 틀을 완성되게 됩니다.
12개의 계열사 CEO중 9명의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윤종규 회장의 경영진 간담회에서 언급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만 변동이 있을 것이다.” ”다들 열심히 하셨지만 조직 활성화나 활력을 위해 후배들의 길을 터준다는 차원에서” 등의 언급은 성역과 예외가 따로 없는 인사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실적 등 성과, 조직안정, 시너지 창출 등 다양한 항목들이 전제가 되겠지만 최근 KB 안팎의 이슈, 역학구도 또한 인사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 임원은 이와 관련해 "결국 연말 인사, 임원 인사의 경우 누구하나 제외하고 가기가 쉽지 않아서 종종 '열 손가락 중 안 아픈..'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되는 데 결국 깨물려도 안 아프려면 골무나 밴드를 하고 있어야 하는 데, 실적, 성과, 안팎의 평가, 향후 구상 등이 그 역할을 하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차일피일 미뤄졌던 SGI서울보증 후임 사장 인선에 숨통이 트이며 2개월 전 내정됐던 김옥찬 사장 내정자의 업무도 본격화되는 만큼 이 역시 인사의 변수라는 견해들입니다.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내정자 의중도 변수
그룹 매니지먼트, 총괄, 국민은행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윤종규 회장과 함께 비은행 부문 경영의 중심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내정자의 의중도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았겠냐는 이유에서입니다.
비록 서울보증 사장 내정이 늦어져 KB금융에서의 본격적인 업무 착수가 녹록치 않았지만, 내정이후 업무 보고를 지속적으로 받아왔고, 그룹 수장인 윤종규 회장과 소통, 의견 개진 등으로 통해 어떤 식으로든 비은행 부문의 세부 윤곽 등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더해 집니다.
비은행 부문 경영의 주축이 되는 김옥찬 사장 내정자의 역할이 적지 않은 만큼 누구와 함께 어떻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나갈 것인 지 여부 즉 카드와, 캐피탈, 손보, 생보 등 주요 계열사 CEO와 임원들이 그 대상에 올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1년여 만에 KB금융에 컴백하게 되는 김옥찬 사장 내정자는 기자와의 두 차례 통화에서 “1등 KB를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제가 많이 따르는 회장님을 잘 보필해 나가겠다”고 답한 바 있어 어떻게 든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최적의 조합과 조직, 인사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역시 14명의 임원 중 부행장 4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조직 활성화, 쇄신을 위한 차원의 물갈이와 함께 신임을 받는 부행장 일부가 계열사 CEO로 가게 되는 경우 이에 따른 부행장급, 그룹장의 연쇄 이동도 뒤따를 전망입니다.
대우증권 인수를 전제로 했다면야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서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의 공존이냐, 아니면 한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 등 인사와 관련한 고민이 뒤따랐겠지만 이 같은 고민은 미래에셋으로 넘어갔습니다.
물론 대우증권 인수 무산에 따른 인적 쇄신, 인사의 낙맥상과 관련된 이야기도 들려오는 등 인수 무산에 따른 혼선, 왈가왈부도 더해집니다.
*대우證 인수 무산 난맥상‥자산운용 CEO 번복 ‘우여곡절’
대우증권 인수시 KB투자증권과 함께 자산운용의 연장선이 될 KB자산운용의 CEO에, 이전에 CEO를 역임한 바 있는 조재민 KTB운용 사장에게 의사가 타진됐고 이 과정에서 대우증권 인수 무산, 조 전 사장의 KB 컴백도 함께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대우증권 인수 무산에 애써 평정심을 지켜보려 해보지만 큰 틀에서 그려 온 비은행 부문, 증권 강화, 관련 인사, 조직개편, 쇄신 등이 일정부분 영향 받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윤종규 회장의 신뢰와 업무 역향에서 검증받은 윤웅원 전 지주 부사장이 여전히 회자가 되고 있고, 캐피탈 CEO로 옮긴 이후 실적과 조직안정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서금회'발 외풍과 구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등 인사철만 되면 KB는 웬일인 지 설왕설래가 잦아지고는 합니다. .
KB 안팎에서는 대우증권 인수 무산에 따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그리고 실적과 조직 안정, 어려운 환경속에서 선방했다는 근거 등을 들어 김병헌 KB손보 사장, 김덕수 KB카드 사장, 신용길 KB생보 사장 등은 안정권이라는 평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윤종규 2기 진용 KB 리딩뱅크 구상 시금석
윤종규 회장의 1기 체제가 KB사태 이후 구성원의 자긍심 회복, 조직 안정에 역점을 두었다면 2기 체제는 증권 등 비은행 계열의 탄탄한 경쟁력 확보, 시너지를 근간으로 한 리딩뱅크 도약의 본격적인 액션과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대우증권 인수 무산에 ‘후회도 미련도 없다’지만 그럴 만한 조직 개편, 인적 쇄신, 등 새 진용의 면면에 따른 KB금융 안팎의 평가와 지금껏 대우증권 인수를 제외하면 큰 풍파를 겪지 않았던 윤종규號의 향후 순항 여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어려운 난제를 만날 때 마다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인사는 만사’가 그것입니다.
*"인사가 곧 만사다"
손보 인수, 인터넷은행 선정 등 순조롭게 보이기만 하던 KB금융이 대형 증권사 인수가 물 건너가면서 리딩뱅크 탈환을 긴 안목에서 타진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가운데 현안인 인사와 쇄신을 통해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지 주목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우증권을 제외하고 논해야 하는 미약한 증권 부문의 덩치 확대와 역량 강화를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 내고, 은행과 손보, 생보, 카드, 캐피탈 등 계열간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 지,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을 아우르며 전환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인 지.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라는 '플랜 A'를 폐기한 채 새로 돌입해야 하는 ‘플랜 B’가 무엇인 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와 거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점에서 인사권자와 인사 선상에 오른 당사자, KB 안팎의 시선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