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나지완, 자신만의 특징을 구축해야 한다

입력 2015-12-27 02:58
▲ 나지완(사진=KIA 타이거즈)
이제는 확실한 자신만의 특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KIA 타이거즈의 외야수 나지완은 올 시즌 팀에 민폐만 끼치는 ‘死번(?) 타자’로 전락했다. 어려운 한 시즌을 보낸 만큼 내년 시즌 나지완의 부활은 팀에게 매우 중요하다. 또한 2016시즌 후 FA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선수 본인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나지완의 나이와 FA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변 없는 한 FA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KBO리그의 FA시장은 주전급 선수에 대해서 일단 질러놓고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적만 낸다면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이 거품 빼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대부분 구단들도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FA를 선언한다고 해도 나지완은 애매한 입장이 될 수 있다.

분명 KIA 소속으로는 4번 타자다. 또한 KIA의 사정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타자다. 결코 나지완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냉정히 말하면 특징 없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나지완은 2008년 KIA에 입단 후 8시즌 동안 3할 이상을 기록했던 시즌은 단 2시즌이었다. 또한 20홈런 이상 기록했던 시즌도 단 2시즌이었다. 물론 3할과 20홈런이 FA시장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 때 리그 전체적으로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반대로 타고투저 시즌에서도 큰 변화가 없다.

다시 말해서 3할 이상을 꾸준히 칠 수 있는 교타자 성향도 아니고 30홈런 이상을 꾸준히 칠 수 있는 거포도 아니다. 나름의 정교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장타력도 갖춘 선수로 중장거리 스타일로 볼 수 있다. 이보다 애매한 상황은 없다.

게다가 나지완은 수비가 견고한 선수가 아니다. 주루에도 장점이 없다. 그렇다면 승부를 볼 수 있는 항목이 오직 공격력이다. 그런데 외야라는 자리는 언제든지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올 수도 있고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들이 나타나기도 쉬운 포지션이다. 만약 장타력은 떨어진다고 해도 수비와 주루에서 나지완보다 더 나은 선수가 있다면 당장 팀 내에서도 입지가 좁아진다.

따라서 당장의 FA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나지완의 미래를 위해서도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나지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3할4~5푼을 칠 수 있는 교타자 길과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거포의 길이다. 물론 스타일을 결정했다고 해서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타자가 아닌 3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거포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지금까지 소속팀의 상황으로 인해 거포로 포장이 되어 있었을 뿐. 나지완은 2할7-8푼에 홈런15-20개 정도를 칠 수 있는 준수한 타자로 볼 수 있다. 어느 덧 나지완도 프로 9년차에 접어든다. 지금까지 해온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도 당분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나지완이 보다 좋은 타자로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