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올해가 가기 전 모두 독신자의 친구가 되기를...

입력 2015-12-25 08:16


▲ <글.사진=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크리스마스 며칠 전이었던 지난 19일, 일본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그런 분위기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그들이 외친 구호는 '크리스마스 분쇄!'와 '연애 자본주의 반대!' 등이었다. 소위 '혁명적 비인기 동맹'이라는 단체 소속 남성회원 20여 명이 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시위행진을 벌인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크리스마스는 자본주의의 음모이며 독신자를 차별한다"는 것. 그들은 돈 있는 사람들만 축복을 받는 상업화된 크리스마스라면 차라리 없어져야 한다며, 진정한 크리스마스를 위해 '사랑받지 못하는 독신 남성'도 지지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우리 한국에도 실제 일본 사람들과 같이 데모라도 벌이고 싶은 사람이 제법 있을 듯싶다.

TV를 보면 서울 명동의 화려한 네온사인 밑으로 남녀 쌍쌍이 연말연시를 즐기는데, 마치 나만 외톨이가 된 기분이어서 차라리 크리스마스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어디 독신남만 문제겠는가. 독신녀도 문제다. 어쩌면 홀로 사는 외로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나 설날이나 추석 등 절기 명절이 다가오면 실제 그런 '이벤트' 자체를 거부하고 외면하고 싶은 기분이 들 것이다.

그렇다. 필자도 그들의 주장에 적극 찬성한다. 독신남 독신녀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이제 즐거운 축제가 돼야 한다.

오늘이 바로 성탄절!

어제 밤에 뜬 럭키문(Lucky Moon)이 물러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의 새 아침은 밝았다. 앞으로 새해까지 남은 기간은 1주일... 서로 반갑게 '메리크리스마스'와 '헤피 뉴이어'와 같은 정다운 인사를 나누는 풍경을 당분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 독신남 독신녀들도 이제는 노여움을 푸시고 함께 새해 정다운 인사를 나누었으면 한다. 독신남 독신녀들 때문에 국민 화합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서로 짝을 안 찾고 혼자 살다보니 인구 증가가 더 어렵게 된다는 비판여론이 나올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또 독신남 독신녀가 각각 혼자 살다 보니 이들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둘이 짝을 지어 한 지붕 밑으로 들어가면 독신자를 위한 방값(주택지원비)이 반으로 줄어들어 독거세대에 대한 세금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정책적 이유 때문이다.

그런 것을 생각해 여의도 정치권은 독신남 독신녀의 결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국회 아니겠는가? 선거 때만 되면 허리 굽혀 인사하지 말고 평소 유권자들의 '민생안정'을 위한 일꾼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정치권이 민생을 외면하고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려 든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보니 왠지 더 씁쓸한 성탄절과 맥 빠진 연말연시 기분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성탄절은 성탄절. 2000년 전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는 분명 탄생하셨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그 옛날 저 기록(누가복음 2장14절)에 따라 매년 예수님이 탄생하신 크리스마스 아침이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를 의미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수많은 교회와 성당에서는 평화의 종소리가 울린다.

하지만 성경은 모든 사람들에게 하늘의 영광과 땅의 평화를 주겠다고 기록하지 않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다 복을 준다면, 그것은 결코 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경에 기록된 구원받는 방법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데모까지 한 일본의 독신남들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불쌍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을 성경은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과부'와 '고아'다. 그러니 우선 과부와 고아의 친구가 된다는 것은 가장 큰 사랑의 실천인 셈이다. 구원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성경은 단지 '과부'라고만 기록했는데,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홀아비'까지 포함하여 '홀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즉 '짝을 찾아야 하는 모든 독신자들'이 과부다.

또한 여성 과부는 실제 우리가 아는 것보다 범위가 넓다. 단지 남편이 죽어 혼자가 된 여자만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여자, 남편이나 장성한 아들 같이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는 사람이 없는 여자, 사회적 또는 법적 보호자나 후원자가 없는 여자는 모두 과부라 지칭한다.

여기에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없는 관계는 단순한 동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성탄절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용광로가 되어야 한다. 또한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어야 한다.

내년 성탄절에는 한국의 독신남 독신녀들도 시위에 나설지 모른다. 따라서 그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올해가 가기 전 서둘러 서로 사랑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쁘다 구주 오셨네"가 돼야 한다. 그것이 복 있는 자의 행동이니까.

독자 여러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복 많이 받으십시오.

<p style="margin-left: 80px">필자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