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미이코 나바로(사진=삼성 라이온즈)
기본환경도 만들어주지 않은 채, 자생력만 앞세울 것인가?
2015시즌이 끝난 후 때 아닌 프로야구단의 자생력에 대해서 강조가 됐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삼성의 모기업이 바뀜에 따라 새로운 변화를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언젠가 프로야구의 공멸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야구단도 모기업과 별개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도 부정을 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극단적인 행보에 있다.
올 시즌 FA를 선언한 박석민의 삼성 잔류는 100% 확실한 일이었다. 삼성은 지금까지 필요한 내부 FA를 놓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변이 발생했다. 박석민은 삼성이 아닌 NC를 선택한 것이다. 분명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박석민의 선택에 대해서 팬들은 매우 섭섭할 것이다. 하지만 거품이 활성화된 FA 시장에서 삼성의 대우가 박석민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무조건 배팅을 할 수는 없지만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잡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삼성의 소극적인 협상 자세는 내년부터 모기업이 변화 되면서 새로운(?) 삼성이 될 것이라는 하나의 예고였다.
이후 삼성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데 있어서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적은 금액과 커리어가 화려하지 않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물론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면 그럴 수 있다. 문제는 나바로와의 관계다. 2015시즌 후 나바로의 일본 진출이 거론됐으나 현실적으로 일본 진출보다 한국 잔류로 흘러갔다. 최근까지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중으로 알려지면 나바로의 재계약을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느닷없이 삼성은 나바로의 성실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나바로와 결별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극적인 타결도 있을 수 있지만 삼성의 행보를 보면 150만 달러 이상을 줘야 하는 나바로를 영입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만약 나바로도 놓친다면 팀 전력의 약화와 팬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예상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34년간 모기업에 전적으로 의존을 했다.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그룹 방침이라고 해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갑자기 지시가 내려왔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식으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투자를 하지 않고, 야구단 운영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최소한의 기본 환경은 만들어주고 자생력을 키우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을 통해 ‘자생력’을 앞세우고, 2년을 함께 했던 나바로에 대해서도 느닷없이 성실성을 내세우는 것은 언론 플레이로 비난을 줄여보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늘 모든 구단들이 부럽게 생각했던 삼성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삼성이 다른 구단들을 부러워해야 할 처지가 됐다. 과연 앞으로 가난한 삼성 라이온즈가 어떻게 살아갈지 매우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