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인수 유력한 미래에셋을 긴장시키는 '여전법'

입력 2015-12-23 06:42
수정 2015-12-23 14:36


KDB대우증권 인수가 유력한 미래에셋그룹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법 개정 내용에 따라 인수 후 상당 규모의 대우증권 지분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2일 국회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10월 발의한 '여신전문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대주주 관련 지분의 한도를 논의 중이다.



개정안은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대주주 또는 계열사 등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증권을 자기자본의 100% 내에서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00%를 초과하면 초과 지분을 처분하거나 100% 이하가 되도록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대주주나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는 행위를 막자는 취지다.

다만 정무위 위원들 사이에서 자기자본 초과 한도를 150%로 높이자는 의견도 있어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9월 말 장부가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 주식 6,724억원어치(지분율 38.02%)와 미래에셋생명 주식 1,693억원어치(지분율 19.01%) 등 계열사 지분을 8,831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 5,903억원 대비약 150%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자기자본 100%를 초과한 2,928억원어치의 지분을 매도하거나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분 48.69%를 보유한 최대주주여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박 회장의 개인 돈을 투입해야 한다.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다면 미래에셋증권이나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수가 확정되면 대우증권과 합병할 예정이어서 미래에셋캐피탈은 합병 법인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의 합병 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18~20%로 추산된다.

2,928억원어치의 지분을 매각하면 지분율은 10~11%로 줄어들 전망이다.

매각하는 주식을 다른 계열사나 우호세력이 인수하지 않는 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미래에셋캐피탈이 합병 법인의 지분을 매각하기보다는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