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편. 내수 고객이 원하는 것만 해주는 것

입력 2015-12-18 08:30
수정 2015-12-18 08:30
[코리안 스타트업을 위한 글로버행 티켓] 91편. 내수 고객이 원하는 것만 해주는 것

미국 밖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에게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조언이 하나 있다면, 바로 그들 홈마켓에서 우선 성공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미국 밖에서 스타트업을 차렸고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에게 투자를 받기위해 접근했다면, 가장 먼저 받을 질문이 바로 이 것이지요.

이는 지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운영했던 방식과도 동일합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스타트업들이 막 태어난 단계에서 그들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비공식적 베타사이트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운좋게도 이스라엘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고객과 시장을 가진 국가이기도 했지요. 네, '운좋게도' 말이죠. 왜냐면 시장 크기가 작다는 말은 곧 짧은 시간 내로 이들이 세계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로 인해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은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구요.

한국 또한 이스라엘처럼 세계 전체에 비해 작은 규모의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스타트업의 시각에서 볼 땐 충분히 큰 규모지요. 한 눈에 보기에는 세계 13위권의 시장규모를 가진 한국이 자국의 스타트업에게 어드밴티지를 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의 핵심에는 바로 한국의 고객들이 존재합니다.

한국 고객들은 다릅니다. 한국에서 판매자와 고객 사이의 관계란 미국의 그 것과는 매우 다르죠. 미국인들은 “고객은 언제나 옳다”고 말하지만, 진짜로 말 그대로 의미를 받아들이진 않습니다. 미국에선 고객이 요구를 한다해도 반드시 그 것을 따라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단지 미소와 함께 예의바르게 고개를 저을 뿐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경우가 생길 때 판매자로서 반드시 이에 대해 예스를 외쳐야만 하죠. 특히나 당신이 큰 회사에 소속되어있다면 더더욱이요. 그래서 한국 고객들은 판매자인 당신이 의도한 방향과는 아주 다른 쪽으로 끌고가면서, 이들이 요구하는 것 또한 통상적인 글로벌 고객들과는 매우 다른 수준을 보입니다.

그 결과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결말은, 바로 이 고객들에 의해 한국 스타트업들은 노예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돈을 번다해도 성장하는데 충분한 자금이 모이질 않으며,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거쳐야할 변화들은 결국 글로벌 시장에 맞지 않는 것들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스스로 자각하기도 전에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제품을 아주 좁은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방향으로 바꾸고, 그 와중에도 소요될 시간과 자원에 대해서도 미리 약속해버리는 일까지 일어나는 것이죠.

심지어 다음의 요소로 인해 상황은 더 최악으로 치닫게 됩니다. 한국의 창업자들은 왠지 다른 언어나 문화를 가진 타국에 비해 자국 내에서의 활동에 더 안전함을 느끼는 것 말이죠. 이로써 최악의 순환고리가 시작되는 겁니다. 한국 고객에 집중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게 되고, 이로 하여금 더더욱 한국 고객들에게만 매진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곧 세계 진출이라는 야망은 어딘가로 사라지게 되고, 모든 시간이 한국 고객에게만 쏟아지게 되는 겁니다. 만약 제품 자체가 한국 시장에서만 잘 맞는 형태라면, 그 스타트업은 세계적인 성공에 대한 찬스를 놓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한국시장이 충분히 크다면,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결국에는 한국에 들어와 경쟁하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만 머물던 스타트업들은 마침내 경쟁에서 지고 말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결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우라면 해답은 아주 간단하죠.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계로 진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험있는 사업가라면 이 상태에서 곧바로 미국에 제품을 팔기 시작할 것이고, 그로 인해 더 빨리 움직일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허나 한 편으론 큰 규모의 로컬 시장 또한 그 시장만의 장점이 있고, 그렇기에 당신은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어째서 한국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이에 대한 해답이,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고통스럽겠지만 로컬 시장을 무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가 적더라도 전세계에 고객을 먼저 만들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여기서의 고객을 모객하는 겁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면 한국에서도 잘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는 아니죠!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만약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고 글로벌 진출에 관해 도움을 받고 싶으시다면, 제가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이 글을 개인적인 초대장이라 여기시고 연락을 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페이스북도 하고, 트위터(@aviramj)도 하며, 이메일 주소는 aviram@jenik.com 입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 지 알려주세요!

==

Doing what the (Korean) customer wanted

The typical advice for startups outside of the US, is to first get traction in the home market. When you approach Y-Combinator as a non-US startup, one of the first questions you will be asked, is how well you are doing in your home country.

This was the way Israeli startups operated as well, in the 90's and early 2000's. Israel was the unofficial beta site for startups when they were starting. Luckily for the Israeli startups, Israel was a small market with relatively-small customers. Yes ? I did mean “luckily”. Having a small market meant that after a short period, Israeli startups were forced to go global ? which contributed immediately to their success in the global market.

Korea is also a small market compared to the global world, but big enough for startups to get lost in it. At first glance, it may seem that a market that the world's 13 biggest, may give its home startups an advantage, since their runway is longer before they take off. But the Korean market is misleading, and its main problem is the Korean customer.

Korean customers are different. The general relationship between a customer and a vendor in Korea is very different than the one in the US. The Americans say “the customer is always right”, but they don't mean it: in America, the customer may ask, but we don't always have to listen (just smile and nod politely). In Korea, if the customer asks, you must say yes, and the customers, especially the large companies, know this. They will easily take you to a direction that is different than the one you intend to go, and their own needs and wishes are very different than those of global customers.

As a result, what typically ends up happening is that the Korean startup becomes a slave to this large Korean customer, and while they are receiving revenue, it's not enough to grow, and the changes they need to make to maintain the relationship with the customer, are irrelevant to the global market. Without noticing, the startup is changing its product to fit a very narrow need, while committing its time and resources that prevents it from scaling.

It gets worse: Korean founders feel more comfortable in Korea compared to a different country that has a different language and culture. The vicious cycle now begins: focus on the Korean customer brings a bit of revenue, encouraging more focus on the Korean customer. Soon, the global ambitions are gone, and all the time is invested in that customer and other Korean customers like him. With a product that fits the Korean market but not the global market, that startup misses its chance to be a global success. At that point, if the market is big enough, a global startup will come in and take the market away from that startup, resulting in a complete loss.

I'm not sure what a proper solution would be. In Israel, the solution is simple: the market is so small, that startups are literally pushed to go global. Experienced entrepreneurs can then immediately start selling in the US, and gain momentum faster. But a large local market has its benefit, and in many cases you will be asked how come you don't already have Korean customers.

I still personally think the answer, at least at this time, is to ignore the local market, as much as that may be painful. Gain a few global customers first, and then come back to Korea to try and get a few local customers, while they are a part of a larger pool and are not so dominant. If you can succeed globally, you'll do well in Korea ? but not the other way around!

If you are a Korean startup that needs help going global, I want to hear from you! Consider this a personal invitation to contact me for help. I'm on Facebook, Twitter (@aviramj) and you can email me at: aviram@jenik.com to tell me how I can help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