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 기자] 이토록 완벽한 조화가 또 있을까. 공연 시간 2시간 30분, 셋리스트 최소 20곡 이상. 평균 나이 39세, 데뷔 16년 차. 아이돌 역사상 최초로 '국민그룹' 타이틀을 거머쥔 god의 공연은 꽉 차다못해 넘치는 공연이었다.
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년 god 전국투어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 오랜 공백기간을 깨고, 윤계상을 포함한 완전체로의 컴백을 선언한 god. '다시 헤어짐은 없다'던 팬들과의 약속처럼 그들은 콘서트로 다시 한 번 팬과 대중 앞에 서게 됐다.
데뷔 16년 차 장수그룹인 만큼, 이날 공연장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눈에 띄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부터 다정한 연인까지,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팬층이 공연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무대 곳곳에서 깜짝 등장한 god는 오랫동안 함께 걸어온 팬들에 화답하 듯, 신나는 무대로 2시간 30분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 무대 활용도 100%! 내 눈 앞의 god
콘서트는 내 가수와 같은 공기를 마시며, 생생한 라이브를 들을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먼 좌석 때문에 아쉬움을 맛보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스탠딩이 아닌 지정석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god의 이번 콘서트는 그런 의미에서 좌석도 '꿀'이다. 가운데 십(十)자 무대를 중심으로 좌석 바로 앞까지 닿아있는 돌출 무대를 구성해, 팬들과 god의 호흡을 극대화 시켰다. 이러한 무대 구성은 콘서트의 열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적합했다. '하늘색 풍선', '니가 있어야 할 곳', 'Stand Up' 등 댄스곡이 나올 때면 god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연신 무대를 뛰어다녔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의 god는 그렇게 2시간 30분 동안 무대 곳곳을 누비며 팬들과 더 가까이에서 호흡했다.
앞서 콘서트에서 팬들과 더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던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잔잔한 감성의 곡 '왜'를 부르던 god는 고프로 카메라로 팬들과 셀카를 찍는가 하면, 무대 도중 스탠딩으로 내려가 공연 열기를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틈틈이 뒷좌석 팬들의 안부를 묻는 세심함까지 골고루 갖춘 이들은, 오로지 '팬'들을 위한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메가히트곡 릴레이, 너도 나도 떼창 행렬
god의 이번 콘서트는 최소 20곡 이상의 셋리스트로 구성돼 있다. 데뷔 16년 차 가수인 이들은 'Dance all night', '관찰', '애수' 등의 댄스곡부터, '거짓말', '어머님께', '길' 등의 메가히트곡까지 150분의 공연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꽉 찬 구성을 선사한다.
더욱이 이들은 100회 콘서트를 진행했던 노련함으로 재미와 감동을 넘나드는 '밀당의 고수' 같은 매력을 드러낸다. 감성적인 댄스곡 '0%'에서는 연신 "뛰어!"를 외치며 팬들을 열광케 하다가도, 이내 '미운 오리 새끼' 등의 감성적인 곡으로 팬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독특한 것은 이 모든 노래들을 따라부르게 된다는 것. 국민그룹이라는 타이틀처럼 귀에 익은 'god 감성'의 노래들은 나도 모르게 따라부르게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여자친구를 따라온 남자들도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응원봉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 데뷔 16년 차, 가족의 힘
god의 콘서트는 매번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구성으로 팬들을 놀라게 한다. 지난해 콘서트가 '돌아온 완전체 god'에 초점을 맞춰 화려하게 구성 됐었다면, 이번 콘서트는 더욱 가족 같은 분위기에 중점을 뒀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가 추가 돼 눈길을 끈다. 16일부터 20일까지 총 5일간 진행되는 서울 콘서트에서는 각 멤버들이 날짜별로 호스트를 맡아 팬들의 사연을 듣고, 신청곡을 불러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첫 번째 호스트는 손호영. 이날 손호영은 팬들의 웃픈 사연을 직접 읽어줬고, 멤버들은 신청곡 '기회를 줘', '우리', Intro '파리'를 불러주며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팬들 또한 god에게 이벤트를 선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팬들의 '카드 이벤트'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노래 불러줄게'라는 문구의 카드를 든 약 8000명의 팬들은 돌아오라, 사랑한다는 가사가 담긴 '다시'라는 곡을 떼창하며 god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god
god는 이날 앵콜에서만 신곡 '네가 할 일'을 비롯 '촛불하나', '하늘색 풍선',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총 4곡을 선사했다. 20곡이 넘는 곡으로 긴 시간 팬들과 소통했음에도 불구하고 콘서트를 마친 god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팬들 또한 앵콜곡이 다 끝난 뒤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극적인 재결합으로 완전체 컴백을 선언한 god는 '더 이상의 헤어짐은 없다'는 약속을 지켰다. 데뷔 20주년이면 50살이 된다는 박준형. "20주년 콘서트 때 지렁이 춤을 추며 무대 끝까지 가겠다"던 그의 말처럼, 오랫동안 유일무이한 '국민그룹', '국민아이돌' god로 대중의 곁에 남아주길 소망해본다. (사진=싸이더스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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