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한기주, '인내'가 부활의 키워드다

입력 2015-12-16 09:45
수정 2015-12-16 09:46
▲한기주 (사진 = KIA 타이거즈)
천천히 한 걸음씩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KIA 타이거즈의 한기주가 4년 만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될 예정이다. 김기태 감독은 내년 1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한기주를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한기주의 캠프 합류는 내년 시즌 주요 전력으로 분류가 됐다는 것과 함께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KIA는 그 어떤 포지션보다 마운드 보강이 절실하다. 표면적으로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간과 마무리는 사실상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올 시즌 기준으로 베테랑 최영필과 이적생 김광수 정도가 좋은 활약을 해줬을 뿐, 그 밖에 투수들 가운데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인물은 없다. 또한 뚜렷한 전력 보강도 없었다. 따라서 실전에서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합류한다는 것은 매우 기쁜 소식이다.

그러나 KIA 코칭스텝이나 한기주 본인이 확실히 해야 할 것은 결코 급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결코 조급해서는 안 된다

내년이면 서른 살이 되는 한기주. 한 때 마무리로 활약을 하기도 했지만 프로 입단 당시의 그에 대한 기대치를 고려한다면 사실 한기주는 프로 입단 후 이룬 것이 없었다. 1군에서 공을 던진 시간보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한 시간이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는 동안 스스로가 성숙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재활을 하던 선수들이 더 이상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면 누구보다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어 하고 보여주고 싶어 하면서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된다.

오버 페이스로 인해 컨디션 난조만 찾아온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오버 페이스를 하다가 부상을 당할 경우에는 재기를 장담할 수 없거나 재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과 재활의 어려움이라면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한기주다. 당장 공을 던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완벽한 몸으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제 서른 살이 된다. 과거라면 은퇴를 해야 할 나이지만 현대 야구에서 서른 살이면 전성기 혹은 새롭게 시작해도 충분하다. 분명 프로 입단 후 29살까지 마운드 올랐던 시간보다 허송세월을 보낸 기간이 더 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일 뿐, 앞으로 충분히 더 오랫동안 마운드에 설 수 있다.

모든 것이 과거처럼 되지 않을지라도 하나 씩 최대한 기량을 끌어 올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조급할 필요는 없다.

어려워도 당겨쓰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선수만 조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선수기용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감독 및 코칭스텝 역시 조급하거나 무리한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현재 KIA 마운드는 풍요 속의 빈곤이다. BEST 전력으로는 리그 최강 선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 된다. 하지만 불펜과 마무리는 여전히 리그 최약체다. 마무리 후보는 몇몇 선수들이 꼽히고 있지만 결정된 것도 없고, 후보로 꼽히는 이들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올 시즌 불펜에서 활약했던 이들 중에 마무리로 빠져나간다면 그 자리를 채우는 것도 사실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내년 시즌도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불펜과 마무리는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시즌이 치열하게 전개가 된다면 코칭스텝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기주가 KIA 불펜과 마무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현재처럼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 당연히 선택하게 되는 법.

만약 한기주를 투입해도 무방한 상황이라면 1군에서 활용을 해야겠지만 반대로 완전치 않다면 아무리 팀이 어려워도 무리하게 기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는 당장 성적 때문에 선수생명을 영원히 박살내는 길이다. 이미 한기주는 루키 시절 희생양이 됐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현 코칭스텝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