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기반의 리니지에게 있어 모바일 플랫폼의 의미란? 그에 앞서 살펴볼 '엔씨소프트에게 있어 리니지의 의미'는 남다르다.
김택진 대표는 "1977년 우주로 발사된 보이저 1호가 당초의 목표를 이뤄낸 후에도 여전히 새로운 우주를 향해 나가고 있다"며 "'리니지'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한편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세상으로 나가는 데 첫발을 '리니지'로 떼고 싶다"고 말했다.
리니지는 여전히 엔씨소프트 최고의 캐시카우다. 2015년 1~3분기 총 매출량의 4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00년 대만에 진출해 15년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 게임순위 6위에 머물고 있을 정도의 저력을 보여준다. 지금의 엔씨소프트가 있게 만들어준 게임이다.
■ 프로젝트 L
'프로젝트 L'은 그런 리니지의 정통 MMORPG적 특징을 그대로 따른 모바일 RPG(Role Playing Game, 역할수행게임)다. PC 온라인 '리니지'가 가지고 있는 기존 MMORPG의 감성과 특징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아크 셀렉터(Arc Selector)'로 대표되는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개발. Voice to text, voice to voice 기술 등 사용자 상황에 가장 적합하고 편리한 의사전달 수단 제공. 이 모든 게 '프로젝트 L'이 "단순히 PC 온라인 리니지를 모바일로 옮겨놓을 게 아닐까?"라는 의문을 해소해주는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17년간 쌓아온 '리니지'의 사용자들의 경험과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집중하고 모바일에 특화된 조작 체계와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이라는 특수성과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된 모바일 MMORPG가 없는 현재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L'을 통한 도전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 프로젝트 RK(Red Knights)
'프로젝트 L'이 PC 온라인 리니지의 연장 선상에 있다면 '프로젝트 RK'는 새롭게 쓰이는 리니지의 이야기다.
Red Knight(레드 나이츠)의 등장으로 리니지 시리즈의 연대는 하나의 우주를 완성한다. 엔씨소프트는 2003년 '리니지2'를 출시하며 리니지의 150년 전 이야기를 풀어냈고, 현재 개발 중인 '리니지 이터널'은 리니지로부터 200년 후가 배경이 된다. 이번에 공개된 RK는 이러한 리니지 연대기를 잇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 리니지 전쟁이 일어나기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런 스핀오프(Spin Off, 영화나 드라마의 원래 스토리에서 다른 이야기가 파생되는 것)식 구성은 기존 유저들에게는 번외편을 보는 기분을, 신규 유저에게는 리니지가 가진 세계관의 깊이와 매력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RK의 게임성만 놓고 보면 최근 쏟아지는 모바일 게임과의 차별성을 체감하기엔 쉽지 않다. 가장 무난하면서 익숙한 포맷의 게임이다.
RK의 노림수는 여기에 있다. 덕분에 기존에 리니지를 접하지 않았던 유저도 가볍게 리니지의 세계에 발 들일 수 있게 된다. 리니지를 경험한 유저라면 익숙한 주인공 캐릭터, 아이템, 지역 던전 등 리니지를 추억할 수 있는 재미요소를 찾을 수 있다.
12월 16일 공개되는 리니지 IP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는 '리니지네이션'으로 가는 작은 문을 열 뿐이다. 엔씨소프트는 단순한 게임이라는 한계를 넘어, 아니 리니지 그 자체를 넘어 새로운 문화 생태계를 만들 것이다. 리니지 17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엿본 그들이 만들어 낼 또 다른 세계, 기대할 만할 것 같다.